"(결혼식장에 들어갈 때) 나는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양 같은 느낌이었어요. 복도를 걸어가면서 나는 그녀(카밀라 파커 볼스)를 찾고 있었죠. 결국 발견했지요." "국민은 요정 같은 왕세자비가 어루만져주면 모든 게 금으로 바뀌고 걱정도 사라질 거라고 기대했죠."
고 다이애나 영국 왕세자비가 결혼 전부터 찰스 왕세자의 애인 관계를 알고 있어 결혼 자체를 비관했으며 두 차례나 자살을 기도했다고 밝힌 육성테이프가 미국 NBC 방송을 통해 방영됐다.
미 NBC는 4일 다이애나비가 찰스 왕세자와 볼스의 관계를 결혼 전부터 알고 있어 괴로워했으며 왕세자비 역할 수행도 부담스러워했다고 고백한 비공개 비디오 및 오디오 테이프를 방영했다. NBC는 11일 관련 테이프를 한 차례 더 방영할 예정이다.
영국 BBC는 7시간 분량의 오디오 테이프의 경우 앤드류 모턴이 1992년 '다이애나-그녀의 실화'를 쓰기 위해 서면 질문한 내용에 다이애나비가 답변한 형식이라고 전했다. 또 1시간 분량의 비디오 테이프는 92년 9월~93년 12월에 역시 녹화됐다. 두 테이프 모두 켄싱턴 궁에서 촬영됐다.
다이애나비는 찰스 왕세자와 카밀라의 전화통화를 우연히 엿들어 두 사람 사이의 관계를 알게 됐다고 밝혔다. 그녀는 신랑이 진짜 애인을 따로 두고 있다는 점이 자신을 폭식증에 걸리게 했다고 덧붙였다.
다아애나비는 "결혼식 날, 이 날이야말로 내 생애 최악의 날이었다. 내가 각본을 쓸 수 있다면 신랑이 그녀와 함께 가버리게 하겠다"고 말했다. 부모의 잦은 부부싸움을 보고 자란 다이애나비는 찰스 왕세자의 청혼을 받아들인 뒤 생활이 더 망가졌다고 토로했다.
그녀는 "눈에 띄는 모든 것을 먹기 시작했죠. 나 자신을 역겹게 하니까 긴장이 풀어지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그녀는 또 두 손목을 면도날로 자해하려 했고 윌리엄 왕자를 뱄던 82년에는 계단에서 몸을 던지기도 했다. "그 정도로 절망적이었어요." 그녀가 밝혔다.
다이애나비는 97년 파리에서 자동차 사고로 숨졌으며 최근 영국 당국은 그녀의 사인을 새로 조사하고 있다.
이진기자 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