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원자재난으로 공공시설 공사현장에 철근을 제때 공급하지 못하는 일이 생겨 공사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정부는 연간 160만t의 철근을 사들여 수해복구와 학교 신증축, 지하철 교량 터널 건설 등 공공시설 공사현장 5만여 곳에 공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최근 철근 가격이 크게 오르자 철강업체들이 조달청 입찰에 불참하고 있다.
재정경제부와 건설교통부는 5일 철근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 최대한 시세를 반영해 사들일 수 있도록 조달청의 계약금액조정제도를 고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조달청의 입찰가격이 시세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아 철강 등 원자재 관련 기업들이 입찰 참여를 원해도 참여하지 못하거나 낮은 가격을 감수하며 입찰에 참여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 철근의 시세는 t당 50만원을 웃돌지만 조달청의 입찰가격은 37만원으로 제한돼 있다.
정부는 이날 비공개 경제장관간담회를 갖고 3월 말 이후에도 국제 원유가격이 오를 경우 단계별 비상대책을 강구하기로 했다.
이헌재(李憲宰)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이 주재한 이날 간담회에서 경제장관들은 국제 유가와 원자재난 문제, 일자리 창출 진행 상황 등을 점검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정부는 국내외 연구기관들의 유가 전망을 종합해 보면 3월 말 이후엔 수급상황이 호전되면서 하향 안정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추가 상승에 대비해 유가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적시(適時) 대처하기로 했다. 경제장관들은 또 원자재 파동과 관련해 각종 건설사업이 차질을 빚지 않도록 고철, 철근 등의 가격 안정을 위해 정부 차원의 노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편 INI스틸은 국내 철강재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이달부터 철근과 H형강 제품의 내수물량을 각각 6만t과 5만t 증산하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INI스틸은 철근의 경우 지난해 12월 계약된 3만t의 수출물량 가운데 1만t을 지난달 내수로 전환 공급했으며 2월 중순부터 철근 수출을 전면 중단했다고 덧붙였다. H형강 제품도 내수용을 우선 공급하고 있으며 잔여물량에 한해 수출하고 있다. 또 조달청을 통해 공급하는 수해복구용 철강재 2만t은 출하시기를 최대한 앞당기기로 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김광현기자 kkh@donga.com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