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자. 미친 놈. 또라이, 사이코….
정신장애 치료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이와 같은 환자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다. 치료법이 없는 게 아니다. 편견은 환자의 병원 출입을 가로막을 뿐이다. 반대로 자신에 대한 과신 역시 옳지 않다. ‘나는 (또는 우리 아이는) 다른 사람과 특별할 뿐이다’며 애써 모른 척 하는 것도 치료를 어렵게 만든다.
정신장애는 조기에 발견하면 90% 이상 완치가 가능하다. 그러나 쉬쉬 하면서 숨기고 부러 외면하기 때문에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정신의학자들은 ‘당당해져야 고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병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드러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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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장애는 방치하면 사태가 커진다. 전체 자살자의 70∼80%가 우울증 환자라는 연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정신장애는 파국과 연결되기 십상이다.
모든 정신장애는 전조 증세를 보인다. 그러나 이런 증세가 나타났다 해도 알려고 하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다. 평소 자가진단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끝-
(도움말·자가진단표 제공=연세대 세브란스정신건강병원 정신과 김재진 교수)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우울증▼
1. 앞날을 생각하면 용기가 나지 않는다.
2. 두통, 소화불량, 변비 등 건강에 신경 쓰인다.
3. 보통사람보다 실패를 더 많이 한 것처럼 느껴진다.
4. 나이 들고 매력 없어 보일까봐 걱정한다.
5. 자주 죄책감을 느끼고 벌을 받을 거라 생각한다.
6. 자신의 약점이나 실수에 자책하고 실망스럽다.
7. 이렇게 사느니 자살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8. 일에 대해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미루는 등 힘들다.
9. 최근 피곤하고 잘 자지 못한다.
10. 신경질적이고 짜증을 낸다.
11. 다른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줄었다.
12. 최근 식욕 또는 몸무게가 줄었다.
13. 예전보다 자주 운다.
14. 섹스에 대한 관심이 줄었다.
△ 3개 이상이면 경증, 6개 이상이면 중증이므로 병원 방문 필요.
▼강박장애▼
1. 병균이나 질병에 대해서 지나치게 걱정하는 편이다.
2. 가스, 수도꼭지, 방문 잠그는 것을 몇 번 확인한다.
3. 일을 제 시간에 끝내지 못할 때가 많다.
4. 의지에 반하는 생각이 거의 매일 떠올라 불쾌하다.
5. 자신에 대해 매우 엄격한 편이다.
6. 일을 할 때 정해진 절차를 엄격하게 따르는 편이다.
7. 주의 깊게 일을 했어도 결과가 좋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8. 우연히 타인과 몸이 부딪쳤을 때 신경이 많이 쓰인다.
9. 특정 숫자는 매우 불길한 것처럼 보인다.
10. 외출할 때 옷 입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11. 청결에 대해 관심이 특히 높은 편이다.
12. 너무 세세한 것까지 신경이 쓰인다.
13. 뭐든지 반복 확인해야 직성이 풀린다.
14. 소독약을 많이 쓰는 편이다.
△ 3개 이상이면 경증, 6개 이상이면 중증이므로 병원 방문 필요.
▼적응장애▼
1. 입학 취직 퇴직 자연재해 등 환경변화 뒤 심한 스트레스를 느낀다.
2. 환경변화 뒤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느낀다.
3. 환경변화 뒤 평소 잘하던 일이나 공부에 어려움을 느낀다.
4. 스트레스로 우울해지거나 불안해지는 정도가 다른 사람에 비해 지나치다.
△ 1번 항목에 해당하며 나머지 중 2개 이상이면 병원 방문 필요.
▼충동조절장애▼
1. 도박 방화 절도 머리카락 뽑기 충동적으로 화내기 등 특정행동을 자주 한다.
2. 해당 행동을 하기 전에 긴장감이 고조된다.
3. 해당 행동을 하는 도중이나 끝낸 뒤 성취감이나 만족감을 느낀다.
4. 해당 행동을 끝낸 뒤 후회되기도 하지만 일단 하고 싶으면 참을 수가 없다.
△ 4개 모두 해당된다면 병원 방문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