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디스크로 고생했다가 저절로 나았다면 디스크가 통증이 생기기 이전의 온전한 상태로 돌아갈까.
정답은 ‘노’.
허리 디스크는 일단 발병하면 디스크를 싸고 있는 인대가 늘어나며 이런 상태는 증세가 좋아져도 그대로 남는다. 이마에 주름살이 한번 생기면 평생 없어지지 않는 것과 똑같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이 주름살이 생겼다고 그것을 심각한 노인병으로 여기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디스크 인대가 늘어난 것이 심각한 질병은 아니다.
그러나 젊었을 때부터 디스크 증세가 있거나 급성 요통을 되풀이하면서 ‘만성 디스크’로 진행했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급성 디스크는 움직이기조차 힘든 심한 요통이나 다리에 번지는 통증이 대표적 증세인데 비해 만성 디스크는 대개 △허리를 움직이거나 △앉았다 일어나거나 △오래 한 자세로 앉아있을 때 허리가 불편하지만 쉬면 증세가 호전된다.
바로 이때 운동을 해야 한다. 많은 환자가 운동으로 체중만 줄여도 증상이 거의 없어지는 것을 경험한다.
운동에도 불구하고 정상적인 활동을 하기 힘들다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주부가 2∼3시간 외출과 쇼핑 뒤 심한 통증으로 고생하거나 직장에서 의자에 오래 앉을 수가 없어 상사에게 눈치가 보인다면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만성 디스크를 방치하면 50∼60대에 들어서 척추 마디가 좁아진 ‘척추강 협착증’이라는 반갑지 않은 질환을 만나게 된다.
양 다리가 저리면 많은 사람들은 혈액순환장애로 생각하고 혈액순환 개선제를 복용하거나 뇌중풍이 아닐까 걱정을 하지만 이 경우 90% 이상이 척추에서의 만성적인 신경압박이 원인이다.
척추 마디가 좁아졌다면 걷기 시작하면 10∼20분 다리가 심하게 저리고 걷는 것을 멈추어도 계속 증상이 나타나며 쪼그리고 앉아야만 증상이 호전된다.
척추강 협착증에서 수술을 고려할 경우 협착증의 정도, 당뇨병, 골다공증 유무, 연령, 심장질환 등이 있는지의 여부를 판단해 득실을 따져 보아야 한다.
척추 수술은 대체로 척추 한 부위를 수술할 때 90% 정도의 성공률을 예상할 수 있다.
수술 부위가 한 부위씩 늘어날 때마다 성공률은 10% 정도 감소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당뇨병, 골다공증이 있는 경우에도 성공률이 떨어진다. 즉 척추강 협착증이 두 마디에 있는 환자가 당뇨병까지 있다면 이 환자의 수술 성공률은 90%에서 20%를 뺀 70% 정도로 예상할 수 있다.
윤도흠(연세대 의대 신경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