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인 김태희씨를 갑자기 잃은 유창혁 9단(39·그림)이 언제 기전에 복귀할까.
부인의 사망으로 상심에 빠진 유 9단은 서울 용산구 서부이촌동 자택에서 칩거중이다. 그가 바깥에 나오는 것은 조산(早産)으로 병원 인큐베이터에 있는 생후 한 달 된 아들을 돌볼 때뿐이다.
한국기원은 유 9단을 배려해 5일 예정된 안조영 8단과의 왕위전 본선대국을 31일로 연기했다. 12일 괌에서 해외 대국을 벌일 예정이던 루이나이웨이 9단과의 맥심커피배 결승 1국도 26일로 미뤄져 28일까지 3일 연속 열린다. 17일 KBS 바둑왕전 본선도 다음달로 미뤄졌다.
그러나 15일부터 전체 기사들이 참가하는 전자랜드배 예선과 21일 1회전을 갖는 제3회 CSK배 세계대회는 예정대로 진행된다.
이 일정대로라면 유 9단은 15일 아내를 잃은 뒤 첫 대국에 임하게 된다. 최규병 9단은 “대회에 일정대로 참가하라고 충고했다”며 “대회에 빠지기 시작하면 바둑에 대한 승부 리듬을 잃을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유 9단의 가족들도 “집에 있으면 슬프기만 할 텐데 대국을 하며 슬픔을 잊는 게 낫지 않느냐”고 독려하고 있다. 유 9단은 “가능하면 대회에 빠지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