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獨)과 속(屬)
3월에는 일본 제국주의에 맞서 獨立(독립)을 위해 싸웠던 민중의 모습이 떠오른다.
獨이라는 말에는 긍정적인 의미가 매우 많다. 獨立 運動(운동)도 그러하고 獨也靑靑(독야청청), ‘獨自的(독자적)으로’, ‘獨特(독특)하다’ 등이 그렇다.
하지만 獨자가 만들어질 당시에는 ‘홀로’라는 의미 이외의, 부정적인 의미나 긍정적인 의미는 없었던 듯하다.
獨은 犬이 의미부이고 蜀이 소리부이다. 개는 무리지어 살기보다 혼자 살기를 좋아한다고 해서 ‘홀로’라는 뜻이 생겼다고 한다. 아마도 옛날에는 부족이나 씨족 등의 공동체 생활이 훨씬 더 중요했기에 獨에는 긍정적인 의미가 포함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사회가 분화되면서 獨에는 보다 자주적이고, 뜻을 굽히지 않으며, 남에게 쉽게 屈從(굴종)하지 않는다는 부가적 의미가 생겼다.
개의 독립된 생활습성을 반영한 또 다른 한자는 獄이다. 獄은 .(서로 물어뜯을 은)과 言(말씀 언)으로 이루어져, 개 두 마리가 서로 싸우듯 言爭(언쟁)을 벌이는 모습을 형상화 했다. 言爭의 결과는 訟事(송사)를 일으키고 결국엔 옥살이를 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獄에 監獄(감옥)이라는 뜻이 생겼다.
소리부로 쓰인 蜀은 갑골문(왼쪽 그림)에서 머리부분이 크게 돌출된 애벌레를 그렸다. 해바라기 벌레가 원래 뜻이었으나 四川(사천) 지방을 지칭하는 땅이름으로 가차되어 쓰였으며, 이후 (충,훼)(벌레 충)이 더해져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從屬(종속)이나 隸屬(예속)이라는 단어에서 볼 수 있듯이 獨에 대칭되는 의미를 가지는 屬은 소전(오른쪽 그림)에서 尾와 蜀으로 구성되었다. 蜀은 獨에서와 마찬가지로 소리부이다. 같은 소리부를 가졌기에 獨과 屬의 발음은 옛날에는 같았다.
尾는 무릎을 구부린 사람의 모습(尸·시)에 毛(털 모)가 역방향으로 붙여진 구조이다. 원시축제 등에서 동물의 모양을 흉내 내 꼬리를 만들어 춤을 추던 모습에서 만들어진 글자이다. ‘꼬리’라는 뜻으로부터, ‘끝’이나 ‘末端(말단)’이라는 뜻이 생겼고 다시 ‘이어지다’, ‘붙어있다’는 뜻도 생겼다.
하영삼 경성대 교수 ysha@k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