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수컷이 자신과 짝을 지은 암컷에게 다른 수컷이 치근덕대지 못하도록 냄새가 나는 물질을 분비한다는 사실이 처음 밝혀졌다.
과학전문지 ‘디스커버리’ 온라인뉴스는 3일 스웨덴 왕립기술연구소의 요한 안데르손 박사가 줄흰나비 수컷의 짝짓기 행동을 연구하던 중 살리실산메틸이라는 용액을 정자와 함께 분비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밝혔다고 전했다.
이 용액의 냄새는 다른 수컷의 성욕을 감퇴시키는 효과를 발휘해 자신의 연인에게 덤비지 못하게 만든다. 냄새의 지속기간은 암컷이 알을 낳는 4∼6일. 이후 냄새가 사라지면 암컷은 새로운 수컷과 짝짓기를 시작한다.
물론 사람은 살리실산메틸을 분비하지 않는다. 그런데 안데르손 박사는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여성에게 뿌렸을 때 다른 남성들이 접근을 꺼린다는 보고가 있다”며 “나비뿐 아니라 사람을 포함한 많은 동물이 경쟁자 퇴치용 화학물질을 분비할지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기자 wolf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