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 제작사들과의 저작권 분쟁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어 온 인터넷 음악사이트 ‘벅스’가 저작권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지 않을 경우 본사를 중국으로 이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벅스의 박성훈(朴成熏) 사장은 7일 “음반사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국내 디지털 음반 시장과 소비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며 “벅스에 관심 있는 중국의 포털 업체들과 투자사들의 제안대로 본사를 중국으로 옮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 사장에 따르면 중국의 한 업체가 “저작권 등 규제가 많은 한국에서 사업하기 힘들지 않느냐”며 “중국 상하이 정부가 10%, 중국 업체가 20∼30%, 벅스가 나머지를 투자하는 합작법인 형태로 ‘벅스 인터내셔널’을 설립하고 본사를 중국으로 옮기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해 왔다는 것.
벅스측은 현재 국내 대기업과 투자 기관으로부터 200억∼300억원 규모의 투자 제의를 받았고 다음 주 중 투자사가 최종 결정될 예정이어서 일단 국내에서의 경영 정상화에 힘쓰겠다는 입장. 박 사장은 “먼저 7월경 시작하는 ‘고음질 프리미엄 서비스’를 통해 부분적인 유료화를 실시하는 등 타협점을 찾는 데 노력해 보겠다”고 말했다. 벅스는 지난해 음반사, 제작사들이 자신들이 만든 곡을 무단으로 전송했다며 민·형사 소송을 제기한 결과 법원의 가처분 결정으로 9000여곡의 서비스가 중단되고 도메인 등 약 20억원의 자산이 가압류돼 경영난을 겪어 왔다. 김현진기자 br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