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열린우리당으로 대표되는 개혁세력의 문제점과 과제를 점검한 두 번째 토론회에서는 17대 총선에서 개혁세력이 더욱 약진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민주당과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개혁세력에 대한 개념에 대해 시각차를 드러냈다.
먼저 민주당 설훈(薛勳) 의원은 개혁을 ‘정치체제와 사회제도를 합법적이고 점진적으로 바꿔 나가는 것’으로 정의했다. 개혁세력은 민주당, 열린우리당, 민주노동당을 포함하며 그래야만 한나라당과 ‘개혁 대 반개혁의 구도’가 짜여진다는 설명이었다.
이어 설 의원은 “이런 점에서 민주당을 분당시킨 것은 노무현 정권의 큰 전략적 실패”라고 공박했다.
이에 열린우리당 김영춘(金榮春) 의원은 민주당 내 반노(反盧)-비노(非盧) 세력을 겨냥해 “과연 개혁 세력이 규칙과 절차에 대한 체득이 잘 돼 있었는지 반성적으로 평가했으면 좋겠다”며 “지역주의 의존 관성이 극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분열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에 열린우리당 김영춘(金榮春) 의원은 “(설 의원이 얘기하는) 개혁세력이 뭘 지향하고, 어떤 나라를 만들고자 하는지가 국민에게는 혼란스럽다”며 한-민 공조를 겨냥해 “추상적인 당위성만을 앞세워 정확한 개념 규정을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임종석(任鍾晳) 의원도 “개혁세력이 기득권 세력의 문제점을 지적할 땐 별 문제가 없었지만 이제는 개혁을 내세우기 위해서는 집권 세력으로서 사회를 지속가능하게 운영해갈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주의, 효율, 탈(脫)냉전의 가치를 지키면서 세계화시대에 생존할 수 있는 전략과 비전, 프로그램을 내놓아야 개혁이 성공할 수 있으며 이것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포퓰리즘의 한계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토론자들에게서도 집권 개혁세력의 한계에 대한 따끔한 지적이 잇따랐다.
이근 교수는 “개혁세력은 노사모, 촛불시위, 시청 앞 광장 같은 ‘상징’에 의존하고 있다”며 “그런 이벤트성 정치로는 국민에게 개혁세력의 방향성을 보여주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이재호 위원은 노무현 정부의 개혁을 사회 제 분야의 독과점을 해체하고 주류를 바꾸려는 시도로 정리했다. 그는 수구 기득권을 깨는 것은 의미 있지만 과거 세력을 모두 친일(親日)과 친미(親美)사대주의로 몰아 척결하려는 데 대해 기존 보수세력이 적의를 느낄 수밖에 없고 그만큼 사회갈등이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반면 설 의원은 “‘제왕적 총재’의 지배체제가 깨지고 민주적 공천이 자리 잡음에 따라 17대 총선에선 개혁적 인물들이 원내에 많이 진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임 의원은 “개혁 추진 과정에서 권력기관들이 실제와는 달리 대립적인 것으로 비치는 것이 안타깝다”며 “정부와 언론, 정부와 기업의 대립보다는 언론은 언론 안에서, 기업은 기업 안에서 내부적 변화와 진통을 겪고 있는 게 실상”이라고 지적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2부-한국 개혁세력, 무엇을 바꾸고자 하는가' 토론 전문
▼참석자▼
설훈(민주당의원),
김영춘 임종석 (열린우리당의원)
보수 개혁 진보세력의 서로에 대한 평가
보수세력은?개혁세력은?진보세력은?보수(박진 원희룡)―합리적 대북정책―한미동맹의 현실적 중요성 인정―표면적 남북화해 추진―우파와 좌파적 정책 사이에서 우왕좌왕―반전반핵 운동 표방하면서 북한 핵 문제 외면―반미 성향
개혁(설훈 김영춘 임종석)―한나라당은 수구―친미 아닌 숭미―수단과 과정 중시의 훈련 된 세력―보수세력보다는 도덕성 우월, 진보세력보다는 현실성 우월―진보의 이념적 가치에 대한 현실적 모델은 붕괴된 상태―본원적 가치관에 젖어 국가 운영 책임감 결여진보(장기표 노회찬)―기득권 세력의 이익 대변―미국에 종속적 태도―노무현 정부의 노동정책은 신자유주의―기득권 없는 계층의 이해를 대변―민족의 자주성 강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