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이상이다. 하나의 엔터테인먼트다.”
뉴욕 양키스 조 토레 감독의 말처럼 그것은 ‘빅쇼’였다.
운동장 앞에 몇 시간씩 줄 서 있는 사람들, 경기를 기념하는 핀 하나에 6달러(약 7200원), TV 생중계, 여기에 이베이(세계최대의 인터넷 경매사이트)에서 무려 500달러(약 60만원)를 호가하는 티켓까지….
8일 보스턴 레드삭스의 스프링트레이닝지인 미국 플로리다주의 포트마이어스 해몬드 스타디움.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7차전 이후 4개월여만에 ‘숙적’ 보스턴 레드삭스와 뉴욕 양키스가 다시 만났다.
비록 정규시즌이 아닌 시범경기에 불과했지만 팬과 언론의 관심은 대단했다. 수백명의 기자들이 몰려들었고 7304석의 해몬드 스타디움은 일찌감치 매진돼 발디딜 틈이 없었다.
2004 ML 시범경기
이처럼 시즌 전부터 두 팀의 대결에 많은 관심이 집중된 이유는 전통적인 라이벌인데다 올해엔 올스타를 연상시킬 만큼 화려한 특급멤버들을 영입했기 때문.
지난해 메이저리그 최고의 공격력을 선보였던 보스턴은 스토브리그에서 아메리칸리그 최고의 마무리 키스 폴크와 선발투수 커트 실링을 영입해 마운드에서도 내실을 기했다.
그러자 양키스는 이에 질 수 없다는 듯 특급투수 케빈 브라운과 거포 게리 셰필드를 스카우트한 뒤 보스턴이 군침을 흘리던 슈퍼스타 알렉스 로드리게스마저 빼앗아가 ‘한방’을 먹였다.
라이벌의식에 더해 모두 월드시리즈 우승전력인 두 팀의 대결은 당연히 최고의 빅카드.
이날 시범경기에서 양키스는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7차전을 연상시키듯 0-4로 초반 리드를 빼앗겼다가 11-7로 역전승했다. 관심을 모았던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2타수 1안타(내야안타).
경기를 마친 뒤 로드리게스는 “아주 재미있었다. 벌써부터 (두 팀이 맞붙게 될) 여름이 기다려진다”고 첫 라이벌전을 치른 소감을 밝혔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