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마추어 농구는 최다득점 기록만 따지면 미국프로농구(NBA)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 하다.
1980년대 고려대와 기업은행을 거치면서 슈터로 이름을 날린 군산고 최철권 코치. 그는 1987년 광주에서 열린 전국체전에서 전북선발로 출전해 부산선발과의 경기에서 무려 97점을 터뜨렸다.
당시 스코어는 135-95로 전북선발의 승리. 고향 전북을 대표했던 최 코치는 상대 득점(95점)보다도 많은 점수를 혼자 넣었다. NBA 최다득점 기록인 62년 윌트 체임벌린의 100점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그런 최 코치는 프로농구 정규리그 마지막 날인 7일 ‘개인 기록 밀어주기 추태’를 보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한참 후배인 우지원(모비스)과 문경은(전자랜드)이 3점슛왕에 오르기 위한 담합 플레이 의혹 속에 프로 최다 1,2위인 70점과 66점을 올린 것.
“기록이란 깨지기 위해 존재합니다. 그러나 억지로 만들어 준 기록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또 앞으로 어떤 후배가 그걸 깨기 위해 도전하겠습니까.”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