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이르면 9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발의한 뒤 10일쯤 본회의 표결을 시도하기로 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이 탄핵안 처리를 저지할 뜻을 분명히 하고 나선 데다 한나라당의 내부 입장 정리가 끝나지 않아 9일 발의가 이뤄질지는 유동적이다.
한나라당 홍사덕(洪思德) 원내총무와 민주당 유용태(劉容泰) 원내대표는 8일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4당 총무회담에서 탄핵소추안을 9일 발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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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열린우리당 김근태(金槿泰) 원내대표가 물리력으로 저지할 수밖에 없다며 반발하자 홍 총무는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에게 경호권 발동을 요청했다.
민주당 김영환(金榮煥) 대변인은 “한나라당에서 발의에 찬성하는 의원은 약 120명이고, 민주당에서 서명한 50여명과 합치면 170여명이 발의하게 될 것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홍 총무는 이날 오후 늦게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발언 진의가 와전됐다”며 “발의는 9일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이 승인할 경우 결정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 및 보좌관회의에서 “청와대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결정을 무시한다고 한 적이 없고, 법적 정치적 견해를 얘기한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노 대통령은 “그런데도 이를 다시 탄핵의 사유로 삼는 데에는 굴복할 수 없다. 부당한 횡포에 맞서 헌정질서와 법질서를 수호하는 것은 대통령의 의무다”라며 야권의 탄핵 발의에 물러설 뜻이 없음을 강조했다.
한편 여야는 이날 총무회담에서 2일 민주당의 수정안 전격 제출로 처리가 미뤄졌던 선거구획정안을 포함한 선거법과 정당법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9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회 정치개혁특위의 당초 합의안대로 처리키로 잠정합의했다. 그러나 민주당측이 선거구획정 수정안도 표결처리할 것을 주장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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