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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자금 중간결과]LG-현대車 한나라에만 거액 줬나

입력 | 2004-03-08 18:56:00


검찰이 불법 대선자금 수사를 일단락 짓고 8일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불법 대선자금의 전모를 둘러싼 의혹은 여전히 남아 있다.

검찰은 기업인, 정치인 등에 대해 총선 이후 수사를 본격 재개하겠다며 고강도 수사 방침을 천명했으나 검찰의 계획대로 수사가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노무현·이회창 두 대선후보 처리 전망=검찰은 수사 결과 두 대선후보가 불법 모금 등에 직접적으로 개입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명확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은 두 후보에 대한 추가적인 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안대희(安大熙) 대검찰청 중수부장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경우 여러 가지 정황에 비춰 볼 때 책임질 부분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회창(李會昌) 전 한나라당 총재에 대해서는 “대선자금의 관리 및 사용에 관여한 정황이 있어 계속 수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에 건네진 삼성 채권 중 3억원가량이 현금으로 교환돼 이 전 총재의 측근들이 사용한 정황을 검찰이 포착한 것이 이 전 총재의 수사에서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 돈은 서정우(徐廷友) 변호사가 대선 이후 개인적으로 보관 중이던 삼성 채권 8억원에서 나온 것이어서 불법 대선자금의 잔금이 이 전 총재를 위해 사용됐을 가능성에 대해 검찰이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전 총재측은 “서 변호사의 개인 돈을 받은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검찰은 이 돈 이외의 다른 자금이 이 전 총재측에 흘러갔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이 전 총재의 측근인 서 변호사가 이 전 총재와의 연관 부분에 대해 어떤 진술을 하느냐가 검찰의 수사 방향을 상당 부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 관련 의혹 및 수사 전망=삼성 등 5대 그룹의 경우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에 700억원이라는 거액의 불법 대선자금을 전달한 사실이 드러났다. 노무현 캠프에 건네진 삼성 30억원과 롯데 6억5000만원이 밝혀지면서 ‘수백억원 대 0원’이라는 불균형은 깨졌지만 여전히 차이는 크다.

삼성이 노 캠프에 지원한 불법자금 총액이 30억원뿐일까 하는 것도 계속될 논란거리. 4대 그룹 중 삼성을 제외한 LG 현대자동차 SK 등 3개사가 노 캠프에 불법자금을 제공했는지도 쟁점 중 하나다. 이들 그룹이 노 캠프에 대선자금을 한 푼도 지원하지 않았다는 것은 쉬 납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검찰도 삼성의 경우 현대차 동부 부영 등의 기업과 함께 계속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다.

검찰은 삼성 등 4개 기업 등에 대해서는 비자금 조성 등 기업의 본질적 비리에 대해 계속 수사할 계획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이에 따라 이들 기업의 일부 오너의 경우 구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치인 수사 전망=검찰은 정치인들의 경우 총선 전까지 소환 등 직접적인 수사는 하지 않지만 내부적인 수사는 계속 진행한다고 밝혔다. 총선을 앞두고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불법 대선자금과 관련이 없는 일반 정치자금 사범의 경우 죄질 등을 고려해 총선 이후 소환하겠다는 입장도 밝히고 있다.

그러나 기업인과 정치인 등에 대해 검찰이 강경한 방침을 밝힌 것은 형평성 논란 등을 피해가기 위해 나름대로 고민한 결과라는 풀이가 있고, 이 경우 앞으로 수사의 추동력이 상당 부분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불법 대선자금 정치인 사법처리 현황소속정치인혐의처리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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