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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저리가”… 스타들 ‘밀어주기’ 후유증

입력 | 2004-03-09 18:11:00


“경은이 형.”

“야. 저리 가라.”

프로농구 3점슛 타이틀을 둘러싼 밀어주기 담합의 주인공 문경은(전자랜드)과 우지원(모비스)의 만남은 어색했다.

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이 열린 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7일 끝난 정규리그에서 추태에 가까운 3점슛 경쟁을 펼친 문경은과 우지원이 처음으로 만났다. 우지원이 먼저 행사장에 와 있던 연세대 2년 선배 문경은에게 다가가 인사를 한 것.

하지만 문경은은 굳은 표정으로 “넌 할 말 없어. 까불지 말고 저리가”라며 냉대했고 우지원은 머쓱한 표정으로 “내가 피해야겠네”라며 자리를 떴다.

올 시즌 문경은은 5개월 넘게 3점슛 1위를 달렸지만 우지원이 막판 두 경기에서 상대팀과 짜고 치듯 무려 75개의 3점슛을 던지면서 역전시킨데 따른 앙금이 남아 있는 듯 했다. 그러나 문경은 역시 마지막 경기에서 3점슛 22개를 꽂으며 우지원보다 하루 늦게 진흙탕에 발을 넣었다. 한국농구연맹의 3점슛 시상 유보 결정에 따라 이날 상을 받지못한 우지원은 자신이 세운 프로최다득점 기록인 70점에 대해서도 “부끄럽다”고 말했다.

며칠 사이 마음고생이라도 한 듯 문경은과 우지원은 모두 입술이 부르터 있었다. 지나친 욕심과 비뚤어진 동업자 정신이 빚은 이번 싸움은 깊은 상처만을 남겼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