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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멕시코 FTA 전화로 타결…한국 타격

입력 | 2004-03-11 16:14:00


일본과 멕시코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사실상 타결돼 다음주중 양국 정부가 합의 내용을 공식 발표한다.

이번 합의로 일본제 자동차와 철강 등의 멕시코 판매 여건이 개선돼 중미 시장에서 한국 제품이 고전할 것으로 보인다.

나카가와 쇼이치(中川昭一) 일본 경제산업상과 페르난도 카날레스 멕시코 경제장관은 10일 전화 회담을 갖고 일본이 농산물 시장을 대폭 개방하는 대신 멕시코가 철강 자동차 등 일본제 공산품에 대한 관세를 장기적으로 폐지하는 내용의 최종안에 합의했다.

일본의 FTA 체결은 2002년 발효된 싱가포르와의 협정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와의 FTA 교섭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라고 일본 언론들은 보도했다.

합의안에 따르면 일본은 돼지고기의 저율관세 쿼터를 FTA 체결후 5년간 8만t으로 확대하는 한편 오렌지 주스의 저율관세 쿼터도 6500t까지 늘리기로 했다.

광공업 분야에서는 멕시코가 FTA 체결후 첫해 국내 자동차 판매대수의 5%만큼을 일본에 무관세 쿼터로 할당하는데 이어 일제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7년안에 완전 철폐하기로 합의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일본-멕시코 자유무역협정(FTA)이 사실상 타결됨에 따라 우리나라의 멕시코 수출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11일 밝혔다.

무역협회는 "우리나라가 멕시코에 수출하는 품목의 22%는 일본 제품과 경쟁관계에 있다"며 "일본-멕시코 FTA가 발효되면 평균 15%를 넘는 관세를 물고 있는 국내 기업들은 고관세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 멕시코 수출 규모가 100만 달러 이상인 124개 품목 중 자동차부품과 비디오 카메라, 무선송신기기, 자동차, 전자, 철강 등 40여개 품목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했다.

멕시코는 정부조달 사업 발주 때도 FTA를 맺은 나라로 입찰참가 자격을 제한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어 국내 기업들의 정부조달시장 참여 전망도 어둡다.

무역협회가 작년 11월 122개 수출업체를 대상으로 벌인 일본-멕시코 FTA 영향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전체 기업 중 53.2%가 멕시코 수출이 10% 이상 줄어들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