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가 11일 김대환 노동부 장관을 초청해 가진 조찬간담회에서는 올해 노사관계를 바라보는 재계와 정부의 시각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김 장관은 이날 강연에서 “극과 극으로 쏠리는 과정은 어느 정도 겪었으며 중립지대로 나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중장기적으로 노사관계를 안정화시키는 데 협력할 단계에 왔다”면서 올해 노사관계를 낙관했다.
그러나 김 장관이 다른 일정을 이유로 먼저 자리를 뜬 뒤 정병석 기획관리실장을 상대로 이뤄진 질의 및 응답에서는 정부의 노사관계 로드맵, 비정규직 보호문제, 주5일 근무제에 따른 임단협 개정 등에 대한 기업인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대한상의 박용성 회장은 “비정규직 문제가 쉽게 해결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당장 7월 1일부터 주40시간제가 시행되면 기존 휴가제도를 바꿔야 하는데 노동계는 이를 절대로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노동계가 4월 총선에서 몇몇 의원을 원내에 진출시키는 승리를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올해 노사문제가 원활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한 기업인은 정부가 논의 중인 ‘유한킴벌리’식 교대제와 관련해 “3조3교대에서 근무조가 하나 더 생기면 인건비가 30% 정도 늘어나는데 중소기업에 이만한 인건비 상승은 퇴출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 실장은 “정부가 모든 기업에 교대 근무제 확충을 강제하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박 회장은 “장관들이 줄줄이 유한킴벌리를 방문하고 대통령을 모신 자리에서 유한킴벌리의 사례를 발표하는 것을 보면 민간기업들로서는 ‘정부가 원하는 것이 저것 아니냐’는 식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이원재기자 w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