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진흥원을 민간 주도로 바꾸기 위한 문예진흥법 개정안이 결국 다음 국회로 넘어간 것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황석영 민족예술인총연합(민예총) 신임 회장(61)은 11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개정안 통과를 위해 지난 며칠간 국회를 뛰어다녔으나, 국회의장과 여야 총무들이 서로 공 넘기기에 바빴다”며 “고사돼 가는 기초예술에 대한 실질적 지원이 급한데도 여야가 너무 정쟁에 매달려 있다”고 비판했다.
신임 회장이 이끄는 민예총의 새 집행부가 펼칠 가장 중요한 사업은 ‘기초예술 지원’. 그는 “최근 영화 분야가 회생했지만 문학 미술 공연 등 기초예술에 대한 지원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조만간 40여개 문화예술단체가 ‘기초예술 살리기 문화연대’(가칭)를 출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민예총은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는 물론 각국의 비정부기구들과 함께 ‘상생과 평화’를 주제로 하는 세계적 연대기구를 5월까지 출범시킬 것”이라며 “이 기구를 유엔 비정부기구로 등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5월 미국 뉴욕 링컨센터에서 개최될 발족식에는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과 노벨문학상 수상자, 전직 국가 원수들의 참석을 추진 중이다.
그는 이 밖에 올해 주요사업으로 △남북 예술가 회담 추진 △6월 웹미디어 창간 △문화예술 전문 라디오방송국 개국 추진 △민예총 산하 문예아카데미의 문화예술대학으로의 승격 추진 등을 꼽았다.
그는 4월 16일 출국해 영국 런던대 교환교수로 2년간 머물게 되며 민예총 업무를 위해 분기마다 귀국할 예정이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