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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전북, 3박자 딱! 영화촬영 메카 부상

입력 | 2004-03-11 22:36:00


국내 영화사상 처음으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실미도’와 10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태극기 휘날리며’가 전북에서 촬영된 것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실미도’의 마지막 부분인 684부대원들이 버스를 탈취해 자폭하는 장면은 전북 부안군 계화면사무소 앞에서 촬영됐다.

‘태극기…’의 하이라이트 장면중의 하나인 장동건의 약혼자가 인민재판을 받는 장면은 전주시 남노송동 옛 전주공전 자리에서, 원빈이 기차표를 구하기 위해 대구역을 헤매는 장면은 김제시 봉황농공단지의 빈 공장에서 촬영됐다.

1950∼60년대 ‘피아골’과 ‘선화공주’ 등의 영화 촬영지로 각광받았던 전북이 다시 영화촬영의 ‘메카’로 뜨고 있다.

‘말죽거리 잔혹사’의 학교 장면은 정읍시 칠보중과 전주의 전일중에서, 시가지 모습은 군산시 조촌동 일대에서 각각 촬영됐다.

우리 영화의 흥행 가도를 이어갈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효자동 이발사’(4월말 개봉 예정)는 영화의 대부분을 완주군 봉동읍 과학산업단지 세트장에서 찍었다.

전주영상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한해동안 전북에서 모두 26편의 영화가 촬영됐으며 촬영 스태프들의 숙식과 엑스트라 고용, 세트장 제작에 따른 자재 구입과 영화 촬영으로 인한 지역 홍보효과를 포함하면 모두 100억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올렸다고 분석했다.

전북이 영화촬영지로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01년 전주영상위원회가 설립되면서 부터다.

전주영상위원회가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유치한 영화는 총 52편으로 이중에서 흥행이 성공한 것만 해도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 이외에 ‘바람난 가족’, ‘황산벌’, ‘광복절특사’, ‘말죽거리 잔혹사’ 등이 꼽힌다.

올해는 ‘바람의 파이터’, ‘아홉살 인생’ 등 6편의 영화가 촬영을 마쳤고 모두 30여편의 영화 촬영을 추가로 유치할 계획이다.

이처럼 전북이 영화촬영지로 각광받는 이유는 산과 바다 들판 등이 가까운 거리에 밀집돼 있어 이동이 쉽고 개발이 덜돼 1950∼70년대 과거의 모습을 간직한 곳이 많기 때문이다. 또 전주영상위원회 등 행정의 적극적인 협조로 로케이션 장소와 교통 및 엑스트라 협조가 수월해 다른 지역에 비해 신속하고 집중적인 촬영이 가능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비빔밥과 콩나물국밥 등 음식 맛이 뛰어나 장시간 숙식을 해결해야 하는 제작진들의 ‘입맛 고민’을 덜어 준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전북도는 이번 기회에 전북을 확실한 영화 촬영지로 육성하기 위해 영화 찍기에 좋은 명소를 담은 책자를 발행했고 전남도와 함께 풍광이 뛰어난 섬진강 일대를 ‘시네 스페이스(Cine Space)’으로 조성하는 사업을 올해부터 추진키로 했다.

또 촬영지 섭외와 편의 제공을 넘어 올해부터는 촬영이 끝난 후 녹음과 사운드, 컴퓨터그래픽 등 후반작업까지 전북지역에서 끝낼 수 있도록 기자재를 갖춰 나가기로 했다.

전주=김광오기자 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