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는 12일 대통령 탄핵안 가결이 경제에 미칠 파장에 관심을 쏟는 모습이었다.
특히 재계는 정치적 불확실성의 증폭으로 인한 대외 신인도 하락 여부와 기업 투자 및 수출의 위축 가능성을 걱정하며 자체 경영계획을 재점검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였다.
▽재계=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날 '경제계 의견'을 발표하고 "국민이 갖고 있는 불안심리와 국정 전반의 불확실성을 제거해 경제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문했고, 대한상공회의소도 논평을 내 "이번 사태를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도록 정치권과 기업, 국민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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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영자총협회는 정치적 사안이라며 공식 논평을 자제했으나 경제정책의 일관성 유지를 당부했다.
삼성 관계자는 "경제회복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에 정치혼란이 발생해 유감스럽다"다며 국정 혼란 조기 수습을 주문했다.
현대자동차의 한 임원은 "아주 불행한 사태이며 국가의 대외 신인도 하락은 물론 전체 경제계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비관론을 폈으나 LG 관계자는 "당초 수립한 경영 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할 수 있도록 점검하고 실행해나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기적으로 기업에 악영향이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의견들이 제시됐다.
한 대기업 임원은 "단기적으로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헌법재판소 심판 결과와 관계없이 사회 갈등이 한쪽으로 정리될 것이며 기업 환경도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금융계=대부분의 증시전문가들은 정국 혼란으로 증시도 충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정치적인 이슈는 주식시장에 큰 영향은 미치지 못했다며 지나친 비관론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박연채 한누리증권 이사는 "증시의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투자심리도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고, 안동규 동부화재 상무는 "내수경기 회복이 부진한 상황에서 정치적인 불확실성까지 겹쳐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태욱 현대증권 상무는 "탄핵안 가결이 악재인 것만은 분명하나 한국 경제의 기초여건이 달라진 게 아무것도 없다"고 분석했다.
조홍래 동원증권 부사장도 "지금 우리 증시는 정치적 이슈보다는 기업실적과 세계 증시, 외국인 매매동향에 주목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대외 신인도=국제 신용평가회사인 미국계 무디스와 영국계 피치는 탄핵안 가결이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에는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무디스는 12일 "이번 탄핵 사태로 인해 정치적 불안정성이 야기되겠지만 한국 경제가 이같은 혼란을 극복할 수 있을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피치의 브라이언 컬튼 아시아 지역 본부장도 이날 "노 대통령에 대한 탄핵 문제가 부정적인 요인이기는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번 일의 결말"이라고 말했다.
이원재기자 w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