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에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원들의 급속한 결집 외에도 자민련과 무소속 의원들의 전격 가세가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표결에는 재적 의원 271명 가운데 195명이 투표에 참여해 193명이 찬성표를 던짐으로써 대통령 탄핵안의 가결선인 재적의원 3분의2(181명)를 12표나 넘어섰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표결 강행에 항의, 47명 전원이 투표에 불참한 가운데 한나라당에선 소속 의원 145명 중 129명이 표결에 참여했다. 구속 중인 신경식(辛卿植) 김영일(金榮馹) 박명환(朴明煥) 박주천(朴柱千) 최돈웅(崔燉雄) 박상규(朴尙奎) 박재욱(朴在旭) 의원 등 7명과 해외 체류 중인 서정화(徐廷和) 윤영탁(尹榮卓) 이완구(李完九) 현승일(玄勝一) 의원 등 4명이 불참했다.
또 공천 탈락한 박종웅(朴鍾雄) 권태망(權泰望) 민봉기(閔鳳基) 의원과 불출마를 선언한 한승수(韓昇洙), 정계은퇴를 선언한 강삼재(姜三載) 의원도 본회의장에 나오지 않았다.
반면 암투병 중인 강창성(姜昌成) 의원은 앰뷸런스를 타고 등원한 뒤 휠체어 투표에 나섰고, 해외체류 중이던 김진재(金鎭載) 박헌기(朴憲基) 의원도 서둘러 귀국해 투표에 참여했다. 한나라당 의원 129명은 모두 '가'표를 던졌을 것으로 분석됐다.
민주당에선 소속 의원 62명중 53명이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구속 중인 이훈평(李訓平) 박주선(朴柱宣) 김운용(金雲龍), 미국에 체류 중인 장태완(張泰玩),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정범구(鄭範九) 의원이 불참했다. 또한 탄핵에 반대해온 설훈(薛勳) 김기재(金杞載) 조성준(趙誠俊) 박종완(朴鍾浣) 의원도 본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반면 공천 탈락한 최선영(崔善榮) 의원은 투표에 참여했다.
당초 '탄핵반대'를 당론으로 정했던 자민련은 이날 오전 이를 철회, 의원들의 자유투표에 맡겼다. 소속 의원 10명 중 김종필(金鍾泌) 총재와 지방에서 상경 중이던 조부영(趙富英) 국회 부의장을 제외한 8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국민통합 21 정몽준(鄭夢準), 민국당 강숙자(姜淑子)의원과 한나라당을 탈당한 무소속 백승홍(白承弘), 김일윤(金一潤) 의원 등은 투표에 참여했고, 박승국(朴承國) 오장섭(吳長燮) 의원은 불참했다.
관심사인 '반대 2표'를 누가 던졌는가에 대해서는 무기명 비밀투표로 이루어진 표결의 특성상 쉽게 추론키 어렵다. 다만 개인적으로 노 대통령과 가까운 의원의 '우정표' 또는 각 당 공천에서 탈락한 의원의 '반발표'일 것이라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