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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 현장]용인시-道 마찰 ‘수지~금곡 버스중앙차로제’

입력 | 2004-03-12 18:51:00


경기 용인시 국지도 23호선 동천동∼성남시 금곡나들목(1.8km) 구간에서 시행 중인 버스전용차로제 운영방식을 놓고 경기도와 용인시가 옥신각신하고 있다.

용인시가 지난달 중앙버스전용차로제 시행으로 주민의 불편이 늘어났다며 가로변버스전용차로제로 변경하겠다고 밝히자 경기도가 일주일 만에 도로 중앙에 정류장을 만들어 중앙전용차로제를 고수하겠다고 맞받아 쳤다.

양측은 주장이 대립하자 전문가대책회의를 가진 데 이어 현장 확인까지 벌였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시간만 질질 끌어 주민 불편과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

▽무정차 통과가 문제=현행 중앙버스전용차로제의 문제는 서울행 광역버스는 물론 일부 시내버스와 마을버스까지 동천동 일양약품 앞 정류장에 정차하지 않고 통과한다는 것.

오전 6∼8시 2시간 동안 서울방면에서만 시행되는 버스전용차로제로 인해 서울(3차로)과 수지(2차로) 양방향은 전용차로제 도입 이전보다 극심한 정체를 빚고 있는 것 또한 문제다.

출근길에 자가용을 이용하는 대다수 주민들은 가끔 광역버스가 지나가는 것 외엔 텅 빈 차로를 보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가로변차로제로 바꿔야”=용인시는 중앙차로제를 포기하고 가로변차로제를 도입하자는 주장이다.

시는 또 경기도가 구상 중인 일양약품 앞 중앙정류장 조성에 대해 정류장 길이가 25m에 불과해 버스 2대(1대가 13m 공간 차지) 이상은 설 수 없고 교통 혼잡이 우려돼 현실성이 없다고 밝혔다.

최윤식 시교통기획담당은 “어차피 10월경이면 이 도로는 확장공사(6차로→8차로) 및 머내 오거리 고가차도 설치공사로 인해 중앙차로제 역시 변경이나 폐지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중앙차로제 바꿀 수 없다”=경기도는 가로변차로제를 도입하면 직진차량과 금곡나들목으로 우회전하는 차량이 얽혀 더욱 혼잡해 질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도는 대신에 일양약품 앞 도로 중앙에 정류장을 만들어 무정차 통과를 막겠다는 것.

도 관계자는 “중앙버스전용차로제 시행 결과 버스로 출근하는 경우 상당한 시간절약 효과를 가져왔으며 앞으로 서울 출퇴근 주요 도로에 도입을 확대할 방침이다”며 “도로 확장공사가 시작돼도 우회버스전용차로제를 실시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문기관에 의뢰한 결과 중앙정류장을 만드는 데 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조만간 설치해 운영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버스전용차로제 운영 및 정류장 설치 권한은 용인시에 있어 용인시가 계속 가로변차로제를 주장할 경우 쉽게 결론을 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곳 중앙버스전용차로제는 지난해 9월 수지지역의 만성 교통체증을 해소하기 위해 서울과 수지 양방향 버스전용차로제로 시행에 들어갔으나 시행 초기 엄청난 교통체증이 야기되자 1주일 만에 운영시간을 대폭 단축하고 수지방향은 폐지됐다.

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