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 월드/던컨 와츠 지음 강수정 옮김/464쪽 1만8000원 세종연구원
여섯 단계만 거치면 세상 누구와도 연결된다는 네트워크 과학을 인문학적으로 풀어낸 저서. 물리학도에서 사회학자로 변신한 저자는 네트워크 과학의 기원과 성장과정에 등장한 개념, 그 자신을 포함해 이 법칙을 발견해낸 영웅들의 이야기를 펼치면서 다양한 응용 전망까지 제시한다. 송전망의 작은 이상이 대규모 정전사태를 낳고,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처럼 작은 지역에서 발생한 질병이 전염병으로 확산되고, 합리적 투자자들이 망상에 사로잡혀 결국 대규모 금융위기에 봉착하게 되는 일상의 문제를 설명해내는 활약이 눈부시다. 전체와 부분의 문제를 상호작용의 논리로 풀어가는 네트워크 과학이 과연 거대이론과 미시모델간의 단절 앞에 무력했던 여러 학문의 고민을 풀어낼 수 있을까.
권재현기자 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