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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기]청년실업 두번 울리는 실업대책

입력 | 2004-03-12 21:55:00


《“청년 실업대책이 고작 사무실이나 정리하고 서류 등을 복사하는 것인가요?” 지난해 2월 충남에 있는 한 사립대 경영학부를 졸업한 김모씨(28·남구 용현동)는 올해 1월 인천시가 모집한 청년층 실업대책사업에 참가했으나 한달도 안돼 그만뒀다. 실업자의 특성을 살린 행정업무에 투입하겠다는 정부의 방침과는 달리 일선 구청의 민원 담당 부서에서 잡무를 처리하는 것이 하루 일과의 전부였기 때문. 》

그는 “절반이 넘는 사람들이 함께 그만뒀다”며 “이런 엉터리 대책은 취업을 못해 시름에 젖어있는 청년층을 두 번 울리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금년 초부터 청년층을 위한 일자리창출사업을 벌이고 있으나 참가자의 상당수가 그만두고 있어 실속 없는 전시성 행정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12일 인천시에 따르면 행정자치부는 공공근로사업용으로 배정된 올해 예산 1000억원 가운데 30%인 300억원을 청년층(만 18∼29세)을 위해 쓰도록 전국 자치단체에 할당했다.

인천시는 공공근로사업 예산 58억원 가운데 26%인 14억7000만원을 청년층사업에 편성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지자체가 다양한 일자리를 준비하지 못한 채 예산 집행에만 급급해 참가자들을 사무실 정리 등 잡무에만 투입시켜 탈락자가 속출하고 있다.

부평구는 1단계(1∼3월) 사업 투입인원 142명 가운데 36명을 청년층으로 선발했으나 2월 말 현재 15명이 그만 뒀다.

41명을 뽑은 남구도 20명이 포기하는 등 나머지 8개 구군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올해 공공근로사업 예산(35억9400만원) 가운데 10억7800만원을 청년층 사업에 편성한 경기 부천시도 77명을 선발했으나 절반가량인 38명이 그만뒀다.

이에 따라 각 지자체는 일반 공공근로사업 참가 희망자를 대체 투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행자부가 갑자기 청년층 일자리창출 사업 시행 방침을 내려 보내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며 “사업 참가자의 적성에 맞는 일자리를 마련해 중도 탈락자가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