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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이봉주 “기록은 만족”-지영준 “35km후 컨디션 나빠져”

입력 | 2004-03-14 18:27:00

한국마라톤 ‘현재와 미래’의 질주‘국민 마라토너’ 이봉주(오른쪽)의 뒤를 바짝 뒤적고 있는 ‘차세대 스타’ 지영준(가운데). 이봉주와 지영준은 5,6위를 차지하며 한국마라톤의 ‘현재와 미래’임을 입증했다. 특별취재반


“순위는 아쉽지만 기록에는 만족합니다.”

한국마라톤의 기둥인 ‘봉달이’ 이봉주(34·삼성전자)의 얼굴은 밝았다.

우승이나 한국최고기록의 영광은 없었지만 자신의 국내 참가 대회 중 가장 좋은 2시간8분15초를 기록, 아테네올림픽 입상 가능성을 높였기 때문.

그는 “35km 지점부터 체력이 떨어져 선두를 따라잡을 수 없었다. 거트 타이스를 제치려고 온 힘을 다했는데 힘들었다. 전체적인 컨디션이나 페이스는 좋았다.

이번 대회는 아테네올림픽의 전초전격으로 뛰었다. 모자란 점을 보완해 올림픽에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봉주르 라이프’라고 외치는 TV광고 출연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그는 “오늘 뛰는데 길가 시민들이 그 얘기를 하더라. 주위 분들도 재미있다고 한다”며 웃었다.

이봉주는 7년만의 국내대회 출전이라 처음엔 긴장했는데 시민들이 “봉달이 파이팅”이라며 박수를 보내줘 힘이 났다고 말했다. 이봉주는 20km 지점에서 페이스메이커인 호세아 킵쿠르가트 코고(케냐)에게 “페이스가 늦다”며 손짓으로 빨리 달릴 것을 주문했다. 이날 무더기로 국내개최대회 최고기록이 경신된 것은 이봉주의 덕분이라는 게 육상 관계자들의 말.

삼성전자 오인환 감독은 “앞으로 2주간 휴식을 취한 뒤 다시 훈련에 들어간다. 아테네가 날씨도 덥고 난코스이기 때문에 준비를 많이 하겠다”고 향후 일정을 밝혔다.

이봉주와 국내에서 처음으로 맞대결을 벌인 차세대 기대주 지영준(23·코오롱)은 “한 수 잘 배웠다. 다음 기회에는 반드시 더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자신의 최고기록(2시간8분43초)경신은 물론, 이봉주와의 대결에서도 승리하지 못한 그는 못내 아쉬운 표정.

시종 선두그룹에서 잘 달린 지영준이 뒤처진 것은 35km 지점. “그때 물을 마시고 난 후부터 몸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다. 바로 그 순간 타이스가 치고 나가더라. 다른 선수들이 스퍼트 할 때 같이 치고 나가지 못한 게 아쉽다”고 말했다.

지영준은 이봉주와 함께 아테네올림픽 참가가 확실시 되고 있다. 코오롱 정하준 감독은 “완주 경험이 5번에 불과해 레이스 운영이 미숙한 점을 보강해야한다”며 “올림픽에 대비해 지구력 보강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