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 최고 투수와의 맞대결. ‘빅초이’ 최희섭(25·플로리다·사진)은 웃었고 ‘56발남’ 이승엽(28·롯데 마린스)은 다음을 기약했다.
14일 멕시코시티 에스타디오 포로 솔 구장에서 열린 휴스턴과의 시범경기. 최희섭은 명예의 전당 입성을 예약한 현역 최다승 투수 로저 클레멘스와 격돌했다. 시카고 컵스 시절이던 지난해 악몽과도 같았던 6월8일 뉴욕 양키스전 이후 두 번째 만남. 최희섭은 당시 양키스 소속이던 클레멘스와 첫 대결에서 3루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났고 내야 뜬공 수비 중 동료 투수 케리 우드와 부딪쳐 의식을 잃었었다. 그리고 한 시즌은 후딱 지나갔다.
자칫 몸이 굳어질 법도 했지만 최희섭은 전혀 기죽지 않았다. 최희섭은 6번 1루수로 선발 출장해 1회에는 잘 맞은 타구가 내야 호수비에 걸렸고 4회에는 내야 안타를 뽑아내며 휘파람을 불었다.
자신감을 얻은 최희섭은 이후 4선발 요원인 웨이드 밀러에게 2루타, 마지막 타석인 8회에는 특급 마무리 옥타비오 도텔로부터 오른쪽 담장을 직선으로 넘기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사이클링 안타에서 3루타만 빠진 4타수 3안타 1타점의 맹타. 플로리다가 6-1로 승리.
전날 2타수 무안타로 타율이 0.190까지 떨어졌던 최희섭은 이로써 타율을 0.280까지 끌어올렸고 7안타 중 홈런 2개에 2루타 3개의 장타력을 뽐냈다.
반면 56개의 한 시즌 아시아 홈런기록으로 일본 언론으로부터 ‘56발남’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이승엽은 이날 세이부와의 원정경기에서 마쓰자카 다이스케에게 연속 삼진으로 물러나는 등 3연타석 헛스윙 삼진의 수모를 당했다.
4번 1루수로 나간 이승엽은 첫 타석에선 포크볼에, 두 번째 타석에선 몸쪽 높은 147km짜리 직구에 방망이가 헛돌았다. 6회에는 바뀐 투수 호시노 도모키의 바깥쪽 직구에 속았고 수비 때 교체됐다. 타율은 0.296에서 0.267로 추락.
한편 이날 몬트리올의 스플리트 게임에 나란히 선발 등판한 송승준과 김선우는 부진했다. 송승준은 디트로이트전에서 행운의 첫 승을 따내긴 했지만 3이닝 동안 홈런 포함해 5안타 5실점(4자책), 김선우는 클리블랜드전에서 4회 1사까지 4안타 3실점해 2패째를 안았다.
또 김병현(보스턴)은 어깨와 등 부상 심화로 1주일 정도 쉴 예정이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