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슛… 이란골문 뚫는다‘발리 슛 시범’ 한국과 이란의 올림픽축구 예선전을 하루 앞둔 16일 테헤란 아자디스포츠스타디움내 실내풋살경기장에서 한국올림픽대표선수들이 가볍게 몸을 풀었다. 동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김두현(앞)이 멋진 발리슛을 시도하고 있다. 테헤란=연합
16일 테헤란엔 폭설이 내렸다.
이란 대표팀은 이날 경기장인 아자디스타디움에 수십cm 높이로 쌓인 눈을 치운 뒤 옥외훈련을 했다.
반면 한국은 실내 풋살경기장에서 간단한 스트레칭 후 세트플레이를 연습했다.
이란의 마옐리 코한 감독은 “한국팀이 실내 연습장을 쓸 수 있도록 우리가 옥외에서 연습하기로 했다”면서 “우리처럼 신경을 써주는 나라를 찾기는 힘들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한국팀 김호곤 감독의 말은 다르다. “우리도 아자디스타디움에서 연습하려고 했지만 이미 이란 대표팀이 차지한 뒤였다”면서 “코한 감독의 주장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2004아테네올림픽축구 아시아 최종예선 A조 2차전이 열리는 17일 이란엔 비가 온다는 예보다. 눈이 녹지 않은 데다 비까지 내리면 수중전을 해야 한다는 얘기. 이럴 경우 어느 팀이 유리할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정상적인 경기력 외의 변수가 승부에 작용하리라는 점은 분명하다.
대한축구협회는 수중전에 대비해 긴 스터드가 박힌 축구화를 준비했다. 그러나 이란은 1964년 도쿄올림픽 예선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홈에서 열린 올림픽 예선에서 한 번도 지지 않았을 만큼 안방에서 강한 팀이다.
한국은 국가대표팀간 맞대결에서 7승3무6패, 올림픽대표팀간의 전적에서도 1승1무로 근소한 우세를 지켰지만 테헤란에서는 한번도 이겨보지 못했다.
1차전에서 중국과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나란히 1승을 거둔 한국과 이란의 대결은 한국축구의 올림픽 5회 연속 본선 진출을 향한 최대 관문이다. 10만 관중의 응원을 등에 업은 이란을 어떻게 꺾을 것인가.
○큰물에서 놀던 이천수의 활약 여부
재간둥이 박지성(PSV 아인트호벤)이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뛰지 못하게 됨에 따라 관심의 초점은 스페인 프로축구 1부리그 진출 국내 1호인 이천수에게 집중되고 있다.
이천수는 최근 유럽 챔피언스리그 16강전과 스페인 프로리그 아틀레티코전 등 두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컨디션은 좋은 상태. 그는 “90분을 풀타임으로 뛸 수 있을 만큼 준비가 잘돼 있다. 중원에서의 수비까지 책임지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비장의 전술은?
이천수를 플레이메이커로 기용하느냐, 윙으로 기용하느냐에 따라 전술이 달라질 전망. 김 감독은 일단 이천수를 플레이메이커로 내세우고 최전방은 최성국(울산)-조재진(수원)을 투톱으로 하는 ‘3-4-1-2’ 진용을 펼칠 계획. 부지런한 이천수가 공수를 오가며 활기를 불어넣고 발 빠른 최성국의 돌파와 조재진의 득점력에 승부수를 띄우는 작전이다.
이 전술이 여의치 않을 때에는 이천수를 오른쪽 윙에 기용해 최성국-조재진-이천수의 ‘삼각편대’로 이란의 양 측면을 공략할 계획. 수비진은 GK 김영광(전남)과 ‘쿠엘류 사단’의 조병국(수원)이 주축.
경계해야 할 이란 선수는 오른쪽 공격형 MF 나비드키야와 플레이메이커인 모발리. 이란 엔트리 중 13명이 2002부산아시아경기 우승 멤버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
▼올림픽축구 양팀 감독 말▼
△김호곤 한국 감독=중국 쿤밍에서 한 고지훈련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눈이 내리는 등 날씨가 나빠 선수 기용에 변화를 줄 수 있다. 이천수는 팀의 리더가 될 수 있는 선수로 이번엔 공격형으로 투입할 생각이다. 흥분하지 않고 이란의 10만 관중을 붉은악마 응원단이라고 여기며 경기하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 이란은 강팀이지만 이미 분석을 마쳤다. 우리 선수들의 컨디션은 매우 좋다. 자신감을 앞세워 반드시 승리하겠다.
△마옐리 코한 이란 감독=이란은 좋은 팀이며 한국 또한 강팀이어서 좋은 경기가 될 것이다. 홈에서 열리는 경기이므로 우리가 이겨야 하며 또한 자신도 있다. 한국 선수 가운데 최성국의 개인기가 돋보인다. 최태욱 조재진 조병국 등도 빼어난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다. 이란은 한국보다 스피드에서 밀리지 않는다. 내가 지향하는 공격축구를 통해 이를 입증해 보이겠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
▼日, 레바논 2-1로 꺾어
일본올림픽축구대표팀이 레바논에 힘겨운 승리를 거두고 아테네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B조 선두를 유지했다.
일본은 16일 도쿄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예선 5차전에서 후반 24분 터진 오쿠보 요시토의 결승골에 힘입어 레바논을 2-1로 꺾고 3승1무1패를 기록했다. 일본은 이날 아랍에미리트를 2-0으로 완파한 바레인(3승1무1패)과 승점 10으로 동률을 이뤘으나 골득실(+6)에서 바레인(+2)에 앞서 조 1위를 지켰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