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사랑방 등 7개 단체로 구성된 ‘조건부신고 복지시설 생활자 인권확보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16일 경기 양평군 S시설과 충남 연기군 E시설이 수용자들에게 각종 인권침해를 자행했다며 시설장과 책임자를 각각 관할 검찰청에 고발키로 했다.
공대위는 이날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두 시설의 수용자 대다수가 강제 입소돼 제대로 치료도 받지 못한 채 폭행 구타 감금 등의 피해를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S시설에 수용된 정신요양 및 알코올·약물중독자 130여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조사대상자의 80% 이상이 폭행, 무면허 의료처치 등을 당한 사실이 확인됐다는 것.
또 E시설에 수용된 정신요양 및 약물중독자 96명에 대한 1대1 면접조사에서는 강제 입소돼 치료가 전무한 상황에서 종교생활을 강요당하고 자주 구타를 당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이 단체는 밝혔다.
공대위는 “문제 시설에 대해 수차례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시설책임자에게 인권침해 사실을 지적했으며 관할 관청에 대책 마련을 촉구해 왔다”며 “그러나 경찰과 보건복지부가 무대책으로 일관해 인권침해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고발장을 이번주 내 제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연제헌 한국지역사회정신건강자원봉사단(CMHV) 인권팀장은 “국가는 불법상태의 복지시설에 ‘조건부 합법’이라는 면죄부를 부여하면서 마땅히 해야 할 감독과 지원책임을 하지 않았다”며 “비인간적인 처우와 국가의 책임회피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