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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쿠크 종족갈등 암살극 비화…아랍계 지도자 피살

입력 | 2004-03-16 19:10:00


자이툰부대가 파병될 이라크 키르쿠크의 극심한 종족 갈등이 암살극으로 비화되고 있다. 투르크멘족 지도자가 테러 공격을 받은 데 이어 다음날 아랍계 지도자가 암살됐다.

투르한 유세프 키르쿠크 경찰서장은 16일 “아랍족 지도자 아카르 나잘 알소메이데 시의원과 경호원 1명이 15일 오전 키르쿠크 시의회 건물로 가던 중 암살당했다”고 밝혔다.

유세프 서장은 “나잘 의원이 탄 차량이 신호등에 걸려 멈춰서자 인근에 있던 붉은색 차에서 암살범 2명이 나와 소총으로 총격을 가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시의원으로 당선된 나잘 의원은 키르쿠크를 쿠르드 자치지역에 포함하려는 쿠르드족의 계획에 반대해온 시아파 강경론자다. 그는 쿠르드족이 다수인 키르쿠크 경찰을 인구 비율에 따라 재편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투르크멘족 지도자 파로크 압둘라 아델 라만이 14일 오후부터 15일 오전까지 두 차례 암살 위기에 빠졌으나 간신히 모면했다.

그는 터키 영국 독일 방문을 마치고 키르쿠크로 돌아가던 중 키르쿠크 남쪽 200km 지점 카할레스 지역에서 두 차례에 걸쳐 총격을 받았으며 이로 인해 경호원 2명이 다치고 차량 2대가 파괴됐다.

키르쿠크는 아랍족 쿠르드족 투르크멘족간 종족 갈등이 끊이지 않는 지역이다. 특히 사담 후세인의 ‘아랍화 정책’으로 고향에서 쫓겨났던 쿠르드족이 후세인 정권 붕괴 이후 돌아오면서 종족 갈등은 폭력 양상을 띠고 있다.

한편 15일 오후 키르쿠크 북쪽 모술에서 비정부기구(NGO) 활동을 하던 미국 시민 3명이 저항세력이 쏜 총에 맞아 숨졌으며 2명이 다쳤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