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사태 이후 대구와 경북지역의 총선 기류에 미묘한 변화가 일고 있는 가운데 무소속 출마를 준비 중인 후보들이 연대 움직임을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16일 대구지역 정가에 따르면 서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할 예정인 백승홍 의원 등 일부 후보를 중심으로 무소속 연대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다.
백 의원은 “‘대구경제 살리기’에 앞장 설 수 있는 인사나 경쟁력 있는 후보, 건전한 보수 등 이념이 맞는 인사와는 누구와도 연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백 의원 측은 “18일까지 뜻을 함께 하는 출마 인사들과 무소속 연대모임을 결성할 것”이라며 “노무현 대통령의 실정과 탄핵정국에서 나타난 여야 정치권의 당리당략적인 행태에 실망한 지역 유권자들이 무소속을 선호하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동갑의 무소속 주자인 이우태 21세기 대구발전포럼 이사장도 무소속 연대를 주장하며, 이의익 전 대구시장(북갑), 서중현씨(서구) 등 인지도 높은 무소속 인사들과 몇 차례 모임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내가 만난 무소속 주자들은 모두 연대에 공감했다”며 “조만간 무소속 연대가 출범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성을에 무소속 출마를 준비 중인 이성수 전 대구시의회 의장도 각 선거구별로 참신하고 경쟁력 있는 무소속 후보들 간의 연대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동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할 예정인 임대윤 전 동구청장은 무소속 연대에 부정적인 편이다.
그는 “지역의 일부 무소속 주자들이 ‘무소속 연대’를 논의하면서 내 이름을 거론하지만 그들과 상의한 바도 없고 정치적 지향점이 다른 무소속 후보끼리 연대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북갑에 무소속으로 출마할 박승국 의원은 무소속 연대보다는 후보자끼리 ‘정책연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박 의원은 “무소속 인사가 아니더라도 경제 살리기 등 지역발전과 정책에 뜻을 같이 하는 사람이면 누구와도 연대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편 수성을에 열린우리당 주자로 나서는 윤덕홍 전 교육부총리는 “지역의 무소속 연대는 정강 정책의 노선 차이보다는 당내 공천심사위의 결정에 반발한 기득권 유지 차원의 공천 후유증에 불과하다”며 무소속 연대 움직임을 비판했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