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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LG엔 강동희가 있었다”… 오리온스 잡고 “3차전 가자”

입력 | 2004-03-16 23:01:00

“노장은 살아있다”LG가 안방인 창원에서 오리온스를 꺾고 1승1패를 기록하며 한숨 돌렸다. 공수에서 맹활약한 LG의 노장 강동희(오른쪽)가 골밑을 파고드는 오리온스 박지현을 밀착마크하고 있다. 창원=연합


노병은 아직 죽지도 사라지지도 않았다.

불혹을 바라보는 ‘코트의 마법사’ 강동희(38)가 오랜 기다림 끝에 마침내 LG를 구해냈다.

16일 창원에서 열린 LG와 오리온스의 2003∼2004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 2차전. 첫 판을 먼저 내줘 벼랑 끝에 몰린 LG는 강동희(10득점)가 28분을 뛰며 노련한 경기운영을 펼친 데 힘입어 오리온스를 100-90으로 눌렀다. LG 페리맨은 파울트러블에 시달리면서도 4쿼터 종료 1분55초 전 5반칙 퇴장당할 때까지 28분을 뛰며 12점, 16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올렸다. 5일 부친상을 당한 LG 조우현과 김영만은 나란히 16점을 넣으며 협력수비로 오리온스 김병철을 10점에 묶었다. 토마스도 27점을 넣으며 승리를 거들었다.

1승1패로 맞선 양팀은 18일 대구에서 4강 티켓이 걸린 마지막 3차전을 치른다.

LG는 센터 페리맨이 1쿼터 종료 1.9초 전 4번째 반칙을 해 위기에 빠졌다. 오리온스 김진 감독이 경계 대상 1호로 꼽았을 만큼 LG 전력의 핵심인 페리맨의 발목이 잡힌 상황이었지만 2쿼터부터 출전한 강동희는 풍부한 경험으로 공수를 조율해 나갔다.

강동희는 오리온스와의 정규리그 6경기에서 평균 출전시간이 3분을 넘지 않았으며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18분 출전에 3득점에 그쳤다. 체력 부담으로 상대 스피드를 막기에는 힘에 벅차다는 지적을 받았기 때문. 하지만 소중한 1승의 주역이 되며 명예를 회복한 뒤 강동희는 “후배들한테 밀리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모처럼 땀 좀 뺐다”며 활짝 웃었다.

LG는 89-86으로 쫓긴 4쿼터 5분55초 토마스의 골밑슛에 이어 강동희가 3점포를 꽂은 뒤 토마스가 다시 레이업슛을 터뜨려 경기 종료 2분49초 전 10점 차로 앞서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창원=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