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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中진출사업 ‘흔들’…경영권 분쟁에 신규사업은 뒷전

입력 | 2004-03-17 18:51:00


SK그룹이 21세기 미래사업으로 추진하던 중국 진출 사업이 소버린자산운용과의 경영권 분쟁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

최고경영진이 각 계열사의 핵심 역량을 모아 신속하고 정확하게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데 경영권 방어에 온 신경을 쓰면서 신규 사업은 뒤로 밀려난 것.

17일 SK그룹은 2001년 중국에 ‘제2의 SK’를 설립하고 2011년까지 ‘중국SK’의 기업 가치를 2조원 이상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정보기술(IT) △생명과학 △도로 및 자동차 관련 사업을 3대 핵심 전략사업으로 선정했다.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산업구조가 1, 2차 중심에서 3차 산업 위주로 바뀔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중국 사업을 위한 ‘SK차이나’가 2001년 설립됐고 이곳에서 중국의 SK 현지법인을 총괄했다.

그러나 이 사업을 주도하던 최태원 SK㈜ 회장이 구속되고 소버린과의 경영권 분쟁이 생기는 바람에 중국 진출 계획이 차질을 빚은 것.

SK차이나는 인력을 100명에서 작년 말 40명으로 줄였고 현재 한국 본사와의 연락 업무 등 최소한의 기능만 수행하고 있다. SK차이나가 주도하던 현지 마케팅과 정보수집 기능은 각 계열사로 대부분 이관됐다.

SK텔레콤이 차이나유니콤과 함께 추진할 계획이었던 무선 인터넷 서비스도 일정이 1년 이상 늦어지고 있다.

SK㈜가 1월 베이징(北京) 중심가에 개원한 아이캉(愛康)병원은 공식 개원하지 못하고 있으며 생명과학 사업을 주도할 SK라이프사이언스(가칭)는 아직 설립도 안됐다.

SK그룹 관계자는 “회사의 인력과 자금, 시간 등 모든 역량을 소버린과의 경영권 분쟁에 투입하다 보니 중국 사업에 신경을 거의 쓰지 못했다”며 “중장기적 성장을 위해서는 경영권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