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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전자랜드, 꿈같은 첫 4강…2차연장 혈투끝 삼성 제압

입력 | 2004-03-17 22:12:00

전자랜드의 문경은이 삼성과의 경기에서 2차 연장 종료 직전 극적인 3점슛을 성공시킨 뒤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좋아하고 있다. 부천=뉴시스


승리의 여신은 결국 전자랜드의 손을 들어줬다.

전자랜드가 3점 차로 뒤진 1차 연장전 종료 5초 전. 문경은의 3점슛이 빗나가면서 전자랜드의 4강 꿈도 날아가는 듯했다.

하지만 행운이 찾아들었다. 골밑에 있던 삼성 이현호가 쳐낸 공이 3점슛 라인 밖에 있던 전자랜드 화이트에게 이어진 것. 적으로부터 절묘한 패스를 받은 화이트는 종료 1.6초 전 깨끗한 3점포를 꽂았다. 80-80. 극적인 동점으로 들어간 2차 연장전의 분위기는 전자랜드 쪽으로 넘어갔다.

전자랜드는 17일 부천에서 열린 2003∼2004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 3차전에서 2차 연장전까지 가는 사투 끝에 삼성을 91-87로 누르고 4강 티켓을 따냈다. 화이트는 연장전에만 11점을 포함해 42점을 퍼부었다. 문경은은 15득점, 7어시스트를 기록했고 윌리엄스는 16득점, 11리바운드.

전자랜드는 2승1패로 포스트시즌 첫 관문을 통과해 20일 원주에서 시작되는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에서 정규리그 챔피언 TG삼보와 챔피언결정전 티켓을 놓고 다툰다.

97년 프로 출범 이후 대우 신세기 SK빅스를 거쳐 지난해 새로 창단한 전자랜드는 그동안 포스트시즌에 5차례 올랐으나 매번 6강에서 탈락한 징크스도 깼다.

8시즌째 팀을 이끌고 있는 전자랜드 유재학 감독은 “처음 4강에 올라 말할 수 없이 기쁘다. 다 진 경기였는데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이 너무 고맙다”고 감격스러워했다.

서장훈(23득점)을 영입하고도 2년 연속 6강에서 탈락한 삼성은 주희정의 부상 속에 김택훈과 하니발의 5반칙 퇴장이 아쉬웠다.

올 시즌 신인왕인 이현호는 4쿼터 종료 23.4초 전 골밑슛으로 73-73을 만들며 승부를 1차 연장전으로 이끌었으나 결정적인 실책으로 고개를 떨어뜨렸다.

2차 연장전 들어 88-80까지 달아난 전자랜드는 삼성의 거센 추격에 다시 1점 차까지 쫓겼으나 화이트가 자유투로 연속 3점을 뽑아내 경기 종료 11.9초 전 4점 차로 달아났다.

부천=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