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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이천수 번개슛 테헤란 흔들다

입력 | 2004-03-18 00:17:00


후반 15분. 이란 진영 오른쪽에서 조재진(수원)이 수비 한명을 앞에 두고 한 차례 페인팅 모션을 쓴 뒤 앞으로 볼을 패스했다.

달려들던 이천수(레알 소시에다드)가 볼을 낚아챈 뒤 이란 수비수를 제치고 오른발로 강한 슈팅을 날렸다. 그리고 볼은 이란 GK 라미티의 손을 넘어 골네트 왼쪽에 꽂혔다.

17일 이란 테헤란 아자디스타디움에서 열린 2004아테네올림픽축구 아시아 최종예선 A조 2차전 한국-이란의 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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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 동안 내리던 폭설이 그쳐 하늘은 맑게 갰다. 그 푸른 테헤란의 하늘 아래서 태극전사들은 이란을 1-0으로 격파하며 올림픽 본선 5회 연속 진출의 청신호를 밝혔다.

이로써 한국은 최종예선 A조에서 2승을 기록해 이란(1승1패), 중국 말레이시아(이상 1패)를 제치고 A조 선두에 나섰다.

이날 승리는 한국축구가 각급 대표팀 원정경기에서 처음으로 이란을 꺾은 기념비적인 사건. 64년 이후 테헤란에서 열린 올림픽 예선에서 13승6무를 기록한 이란의 ‘안방불패’ 신화가 이 경기에서 무너졌다. 반면 한국은 이란과의 올림픽팀간 역대 전적에서 2승1무로 우세.

해발 1200m의 테헤란에서 열린 이 원정경기는 한국에는 올림픽 본선행의 최대 난관. 이란축구협회 관계자들은 10만 입장권이 매진됐다며 엄포를 놓았지만 이날 입장객은 3만여명. 이란 응원단보다 400여 붉은악마의 ‘오 필승 코리아’ 함성이 더 컸다.

전반 39분 이천수의 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와 첫 찬스를 놓친 한국은 후반 들어서도 우위를 유지하다 결국 이천수의 발에서 승리가 완성됐다.

18일 전세기편으로 귀국하는 한국올림픽대표팀은 곧바로 파주 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로 가 24일 말레이시아와의 원정경기에 대비한 훈련에 들어간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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