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을 승리로 이끈 뒤 18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김호곤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 아테네올림픽행 8부 능선을 넘었지만 그는 승리의 기쁨보다는 24일 말레이시아전을 걱정했다. 감독은 그만큼 어려운 자리다. 강병기기자
아테네올림픽축구 아시아 최종예선 원정경기에서 이란을 1―0으로 누른 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이 18일 오후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선수들은 취재진들과 환영 인파 앞에서 만세 동작을 해보이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그러나 김호곤 감독의 얼굴은 20시간의 비행 탓인지, 24일 말레이시아전 구상 때문인지 밝지 않았다.
―힘든 경기를 이겼는데….
“선수들이 잘 따라줬다. 대비를 많이 한 결과이기도 하다. 식당 옆 미팅 룸에 이란 선수들의 장단점을 붙여놓고 선수들이 식사할 때마다 숙지하게 했다.”
―중국 쿤밍에서의 고지 훈련이 도움이 됐나.
―경기 당일 선수들에게 어떤 부분을 강조했나.
“3가지만 강조했다. 첫째 흥분하지 마라. 둘째 침착해라. 셋째 자신감을 가져라였다.”
―이란팀 감독은 한국이 잘 한 게 아니라 이란이 못했다고 했다는데….
“약팀이라고 생각했던 한국에 져서 충격이 큰 것 같다(웃음). 우리는 이란이 생각했던 것보다는 강팀이다.”
―말레이시아 원정 경기에 대한 대비는….
“이란전을 승리하면서 올림픽 출전을 위한 8분 능선을 넘었다고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아직 갈 길이 멀다. 말레이시아는 국내에서 생각하듯 약한 팀이 아니다. 텃세가 세 특히 홈경기에 강하다. 비행기를 타고 오면서 말레이시아팀 분석을 했다. 주로 4―4―2 포메이션을 쓰는 팀으로 여기에 맞는 전략을 수립할 것이다. 열대지방으로 가게 돼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이 관건이다. 그곳 날씨도 큰 변수다.”
―이천수가 부상으로 당분간 출전하지 못할 것으로 보이는데 해외파 추가 수혈 계획은 없나.
“박지성과 이천수가 우리팀에서 뛸 유일한 해외파다. 이천수에게는 미안하다. 선수를 차출했으면 부상 없이 잘 돌려보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이천수가 연습경기 때 왼쪽 발목을 접질러 엔트리에서 빼려고 했지만 본인이 워낙 강하게 출전을 원해 내보냈다. 5월1 일 중국과의 원정경기 때 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올림픽대표팀은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로 이동해 19일 훈련한 뒤 20일 다시 말레이시아로 떠난다.
인천공항=김성규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