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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정 前의원 집행유예…불법대선자금 관련 첫 선고

입력 | 2004-03-18 18:35:00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이대경·李大敬)는 18일 2002년 대선 당시 한화건설에서 영수증 처리를 하지 않고 10억원 상당의 채권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열린우리당 이재정(李在禎) 전 의원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열린우리당 이상수(李相洙) 의원과의 공범관계 등 검찰의 공소사실이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한화건설 김현중 사장이 검찰에서 3차례나 피고인이 먼저 자금을 요구했다고 진술한 뒤 법정에서 진술을 바꾼 것은 피고인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이 이상수 의원측에 영수증은 필요없다고 말한 것은 자금의 불법성을 인식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수사 과정과 법정 진술을 보면 피고인이 진정한 자기반성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지만 피고인은 전달자 역할이었고 10억원은 전체 불법 대선자금 규모에 비해 크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해 실형은 선고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전 의원은 재판이 끝난 뒤 “불법 대선자금과 관련한 첫 번째 선고인데 재판부가 고민을 많이 한 것 같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올바른 정치개혁의 틀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은 2002년 12월 16일 선거운동차 방문한 제주도에서 김현중 사장으로부터 영수증 처리를 하지 않은 채 10억원 상당의 채권을 받은 뒤 다음날 민주당 선대위 총무본부장이었던 이상수 의원에게 전달한 혐의로 1월 28일 구속됐다.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