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패스트푸드업체들이 미성년자 아르바이트생을 쓰면서 불법 야간근무를 시키고 주휴수당도 주지 않는 등 심각한 노동착취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들 업체의 야근 및 주휴수당 미지급 행태가 상당 기간 관행처럼 이뤄져 왔음에도 정부 당국이 수수방관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지방노동청은 지난달 11∼24일 다국적 기업인 2개 유명 햄버거 업체의 296개 매장을 대상으로 지난 한 해 동안의 연소근로자(만 15∼17세) 고용실태에 대해 특별점검을 실시한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6381명의 아르바이트생에 대해 정부의 인가도 받지 않고 야근을 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또 6954명에게 주휴 수당 5억여원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도 적발됐다.
한국맥도날드(㈜신맥)의 경우 지난해 서울 경기 충청지역의 188개 매장에서 주당 소정 근로시간을 근무한 아르바이트생 4812명에게 주휴수당 3억9219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버거킹사는 108개 매장에서 2142명에게 지급해야 할 주휴수당 1억1000여만원을 주지 않았다. 현행 근로기준법에는 주당 소정 근로시간(6일)을 개근한 근로자에게 일요일에 유급 휴일을 주도록 규정돼 있다.
서울지방노동청은 “점검 결과 아르바이트생 1인당 최저 5885원에서 최고 76만8000여원의 수당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 맥도날드사는 3537명에 대해, 버거킹사는 2845명에 대해 각각 정부의 허가 없이 연소근로자들에게 야근을 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법상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의 야근시간에 연소근로자를 근무시킬 경우 노동부 장관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서울지방노동청 관계자는 “올 1월 일부 매장에 대해 실시한 특별점검에서 새벽까지 불법 야근을 시킨 사례가 드러나 이번에 대대적인 점검을 하게 된 것”이라며 “패스트푸드 업체들이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노동 당국은 해당 사업주에게 엄중 경고하는 한편 다음달 2일까지 체불금 지급 등의 시정지시를 내렸다. 또 동일한 사례가 재발하면 사용자를 사법처리키로 했다.
이에 대해 이들 업체는 “주휴수당에 대한 법 해석을 잘못한 부분이 있었으며 곧바로 수당을 지급할 것”이라며 “연소 근로자의 야근 문제도 곧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연소근로자에 대한 야근 인가 규정 요건을 더욱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