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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봄을 씹어요…춘곤증 이기는 음식들

입력 | 2004-03-21 17:42:00

봄나물 비빔밥(맨위), 냉이된장국(가운데), 미나리 완자탕(아래). 사진제공 쿠켄


《봄에는 인체가 기지개를 펴면서 신진대사가 왕성해진다. 그런 만큼 노폐물이 몸에 축적돼 피로가 금방 쌓이게 마련이다. 봄에 수시로 눈꺼풀이 감기는 춘곤증이 생기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나른한 봄의 피로를 푸는 방법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 하나가 바로 음식 섭취다. 봄철 춘곤증을 이기는 베스트 음식 3가지를 선정했다.》

▽미나리완자탕=구전되는 옛 노래에 ‘봄 미나리 살찐 맛을 임에 드리고자…’라는 구절이 있다. 미나리의 제철은 봄이라는 뜻이다. 농가월령가에서도 ‘움파와 미나리를 무순에 곁들이면 보기에 싱싱하여 오신채를 부러워하랴’고 예찬했다.

미나리는 비타민이 풍부한 알칼리성 식품이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열을 떨어뜨리거나 혈압을 낮추거나 마음을 진정시킬 때 사용되는 약용 음식이다. 또 술 마신 뒤 머리가 아프거나 속이 메슥거릴 때도 효과가 있다.

미나리에 생굴을 넣고 식초 양념에 버무리거나 미나리 대를 짤막짤막하게 잘라 양념한 뒤 볶아 내면 식욕을 되찾는데 그만이다. 미나리는 생선 매운탕이나 전골에도 빠질 수 없다. 이땐 다른 재료와는 같이 넣지 말고 다른 재료가 다 끓고 났을 때 재빨리 넣어 살짝 끓여야 제 맛이 난다.

미나리 완자탕에 사용되는 미나리는 자연산이 좋다. 자연산은 줄기의 길이가 20∼30cm로 짧고 굵으며 색깔이 짙다. 또 뿌리로 내려갈수록 붉은 갈색 빛이 돈다.

완자탕은 단백질을 보충하기 위해 먹는 것이다. 보통 완자탕은 느끼하지만 미나리를 넣으면 상큼한 맛을 더해 식욕을 돋운다. 쇠고기를 싫어하면 닭 가슴살을 다져서 만들어도 된다. 칼로리를 낮추고 싶은 사람은 완자를 빚을 때 두부 양을 늘린다.

▽냉이된장국=냉이는 이른 봄 국내 어디에서나 많이 나는 여러해살이풀. 예로부터 어린 순과 뿌리는 영양 강장식으로 먹었다.

동의보감에 ‘냉이로 국을 끓여 먹으면 피를 끌어다가 간에 들어가게 하고 눈을 맑게 해 준다’고 기록돼 있다. 눈과 간을 연결된 기관으로 보기 때문에 간 기능이 좋아지면 눈도 건강해지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냉이를 물에 씻을 때는 살살 주물러서 풋내를 빼야 한다. 된장은 조선된장을 써야 제 맛이 난다. 쌀뜨물에 된장과 고추장을 풀고, 이때 송송 썬 붉은 고추와 바지락이나 조갯살을 같이 넣으면 시원한 국물 맛을 느낄 수 있다.

▽봄나물 비빔밥=비빔밥은 한자어로 골동반(骨董飯)이다. 여러 가지 찬을 섞어 다스린 밥이란 뜻이다. 비빔밥은 1800년대 말 요리책인 시의전서에 등장하는 것으로 그 역사가 오래된 것은 아니다.

봄나물 비빔밥은 비타민 B1이 풍부한 보리현미밥에 비타민 무기질이 풍부한 냉이 달래 원추리 돌나물 비듬 등 각양각색의 봄나물을 넣어 만든다.

춘곤증으로 인한 피로에 그만이다. 이때 단백질을 보충하기 위해 계란을 같이 넣는 것이 좋다. 후식으로 면역기능에 좋은 딸기 몇 알을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도움말=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한영실 교수, 삼성서울병원 조영연 영양파트장, 꽃마을 한방병원 한방내과 윤여광 과장)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