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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국, 아직 결핵후진국…매년 3300명 사망

입력 | 2004-03-21 17:42:00

아직 결핵후진국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중 결핵 사망률, 신규환자 발생률 1위.”

후진국 병으로 알려진 결핵이 한국에서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 국내 결핵환자는 약 18만4000여명에 이르며 매년 3300여명이 사망한다. 사망자 수가 일본의 4배, 미국의 23.3배나 많다. 또 매년 3만여명의 새로운 환자가 생겨나고 있다. 24일 세계결핵의날을 맞아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 권오정 교수,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정기석 교수의 도움말로 결핵에 대해 잘못 알려진 상식에 관해 알아봤다.》

▽결핵에 걸리면 기침이 나온다?=결핵은 특별한 증세가 없다. 일반적으로 식은땀, 미열, 체중감소, 피곤, 식욕부진과 같은 전신증세가 먼저 온다. 미열은 주로 오후에 나타나며 식은땀이 같이 나온다.

그러다가 4∼8주 정도가 지나면 기침 가래 객혈 등의 호흡기 증세가 나타난다. 단순 감기 증세가 올 수도 있다. 감기는 2주가 지나면 대부분 낫기 때문에 계속 증세가 나타나면 가슴사진을 찍어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결핵 환자와 가족은 따로 생활해야 한다?=결핵은 치료를 받지 않는 활동성 결핵환자의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나온 균이 다른 사람의 호흡기로 들어갈 때 감염된다.

그러나 결핵균이 몸에 들어왔다고 누구나 걸리는 것은 아니며 15% 이하에서만 결핵에 걸린다. 일상생활에서 식사를 같이 하거나 수건을 같이 사용한다고 감염되지는 않는다. 더구나 결핵약을 복용하고 약 2주가 지나면 균이 거의 사라지므로 감염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결핵 진단 전부터 같이 생활해온 가족들은 모두 전염 여부에 대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결핵 환자는 보약을 같이 먹는 것이 좋다?=결핵에 걸리면 쉽게 피곤하고 허약하기 때문에 원기회복을 위해 환자들이 보약을 먹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결핵약도 간이나 콩팥에 독성을 주기 때문에 전문가의 상담 없이 임의로 보약을 먹을 경우 심한 간 독성이 나타날 수 있다.

결핵균을 없애기 위해선 항생제인 결핵약을 꾸준히 먹는 것이 제일 좋다. 만약 결핵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50%는 사망하고 30%는 시름시름 앓으면서 살며 나머지 20%만 저절로 낫는다.

▽결핵은 노인이 치료하기 더 힘들다?=오히려 젊은 사람이 치료하기가 힘들다. 노인은 제때 약을 복용하는 반면 젊은 사람은 증세가 약간 좋아지면 약을 임의로 끊기 때문이다. 임의로 약을 끊으면 내성균이 생길 수 있다. 3, 4가지 기본 약제만 6개월 정도 복용하면 95%이상 완치가 가능하다.

만약 기본 약제로도 치료에 실패해 내성균이 생기면 부작용이 심한 2차 약제를 사용하는데 이 경우 치료 성공률은 70% 정도며 치료기간도 2년 이상으로 길어진다.

▽결핵은 태아에게도 영향을 끼친다?=그렇지 않다. 임신부가 결핵에 걸려도 태아에 안전한 결핵약을 먹으면 잘 낫는다. 따라서 임신 중에 결핵에 걸렸다고 중절수술을 권하지 않는다. 임신부 중엔 태아에게 영향을 줄까봐 약을 안 먹는 사람이 있는데 결핵 때문에 태아에게 악영향을 주는 것보다는 몸이 약해져 태아에게 악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다.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