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시즌이 왔다. 프로축구 시즌을 여는 수퍼컵 경기에서 전북 김현수가 프리킥을 하자 성남 선수들이 수비벽 사이에 있는 전북 선수들을 견제하며 볼을 향해 점프하고 있다. 선명한 줄무늬를 보이며 날아가는 볼은 올 시즌 K리그 공식구인 ‘토탈 90 애로우.’ 성남=뉴시스
“반갑다. 축구야.”
전북 현대모터스가 성남 일화를 2-0으로 누르고 수퍼컵을 안았다.
21일 성남 제2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04 K리그 수퍼컵 성남-전북전. 2003 K리그 챔피언(성남)과 FA컵 우승팀(전북)이 벌인 이 단판 승부에서 전북은 남궁도와 에드밀손의 연속골로 완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장엔 아이들의 손을 잡은 가족 단위 팬들이 스탠드 이곳저곳을 메웠고 성남과 전북의 서포터스들도 목청껏 응원의 함성을 높였다. 1만7000석의 스탠드엔 1만5350명의 팬들이 운집,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경기내용도 팬들을 사로잡았다. K리그 4연패에 도전하는 ‘영원한 우승후보’ 성남과 그 아성을 무너뜨리겠다는 전북의 대결은 이번 시즌 K리그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한 판. 11명의 선수를 내보내고 물갈이를 단행한 성남, 한국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꼽히는 윤정환을 끌어들여 공격력을 강화한 전북은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벌여 팬들의 갈채를 받았다.
첫 골은 전반 20분에 터졌다. 성남 진영 왼쪽을 파고들던 김현수가 센터링한 볼을 골문 정면으로 파고들던 남궁도가 머리로 받아 넣은 것.
전북은 후반 들어 성남의 반격을 잘 막아내고 경기종료 1분 전 ‘브라질 용병 듀오’ 고메즈와 에드밀손이 합작플레이로 추가골을 터뜨려 시즌 첫 대회를 우승으로 장식했다. 전북은 우승 상금 2000만원을 챙기며 올 시즌 강력한 복병으로 떠올랐다.
전북의 윤정환은 지난해 성남에서 벤치를 지키다 부천 SK 시절 은사인 조윤환 감독을 만나 공격형미드필더로 공수를 조율하며 승리를 이끌어 재기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쐐기골을 넣은 에드밀손은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돼 500만원 상당의 나이키 제품을 받았다.
성남은 후반 45분 동안 경기를 주도하며 골 사냥에 나섰지만 결정적인 찬스를 잇달아 놓치며 패해 준우승 상금 1000만원에 만족해야 했다.
성남=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