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油價)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다음 달부터 유흥업소의 심야영업 제한 등 강도 높은 에너지 절약 조치를 발동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20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31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총회에서 원유 생산 감축이 강행되고 유가 상승세가 꺾이지 않으면 2단계 에너지 절약 대책에 돌입키로 했다.
김대유(金大猷) 재경부 경제정책국장은 “유가 오름세가 장기화되면 2단계 대책에 착수해야 할 것”이라며 “다만 할당관세나 석유수입부과금 조정 등은 대통령령을 고쳐야 하는 문제인 만큼 추후 부처간 협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2단계 대책은 △유흥업소 등의 심야영업시간 제한 △승강기 3층 이하 운행 금지 및 4층 이상 격층 운행 △백화점이나 할인점 등의 영업시간외 조명 제한 등이다.
정부는 최근의 유가 상승세가 공급 부족보다는 테러와 OPEC의 감산(減産) 위협 등 수요 측면에서 발생한 만큼 2단계 대책이 실시돼도 가격이나 물량 통제, 비축유 방출 등의 비상조치는 취하지 않을 계획이다.
하지만 안정적인 물량 확보를 위해 현재 105∼106일분인 석유 비축 물량을 올해 안에 110일분으로 늘려 미국이나 일본의 120일분에 근접시킨다는 방침이다.
한편 정부는 다음 주부터 승용차 자율10부제 등 에너지 절약 1단계 조치를 발동키로 했다.
국제 유가는 지난주 한때 13년5개월 만의 최고치(미 서부텍사스 중질유 기준)를 기록하는 등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