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이란 초대형 정치 이슈가 유권자의 4월 총선 투표에 관심을 끌어올리면서 부동층 상당수가 열린우리당 지지로 돌아선 것으로 밝혀져 ‘거대 여당’의 출현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조사는 권역별 비교를 위해 권역별로 최소 200∼300명씩 총 2108명을 조사했고, 전체 조사결과는 권역별 유권자비율에 따라 가중치를 주어 분석했다.
▽적극 투표층의 과반수, “열린우리당 찍겠다”=‘4월 총선에서 정당만 보고 투표한다면 어느 당 후보를 찍겠느냐’는 질문에서 열린우리당은 전 연령대, 전 지역에서 1위를 차지했다.
20대(50.4%)와 30대(56.4%)뿐만 아니라 40대(42.7%), 50대 이상(32.8%)에서도 다른 당을 크게 앞섰다. ‘50대 이상’에서 한나라당 후보 지지도는 17.3%에 불과했다.
‘총선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적극 투표 층에선 열린우리당(51.0%) 한나라당(14.4%) 민주당(4.3%) 민주노동당(3.3%) 자민련(1.1%) 순으로 열린우리당 지지가 더욱 두드러졌다.
적극 투표 층의 경우, ‘비례대표를 뽑기 위한 정당명부제 투표’에서도 열린우리당(49.8%), 한나라당(15.3%) 민주노동당(6.5%) 민주당(3.7%) 순이었다. 열린우리당이 실제 총선에서도 이 같은 지지율을 얻는다면 56석의 비례대표 의석 중 절반이 훨씬 넘는 35∼40석을 차지할 수 있다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가 전했다.
열린우리당 지지자들 중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부터 지지하게 됐다’는 응답자가 절반에 가까운 46.0%였지만 한나라당 지지자 중 같은 응답은 9.3%, 민주당은 14.0%에 불과했다.
▽야3당의 ‘텃밭 사수’ 가능성은=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 야3당의 텃밭인 영남 호남 충청에선 ‘당선 가능성’이 단순 정당 지지도와는 다소 다른 양상을 띠었다.
대구의 경우 ‘총선 정당 지지도’에선 열린우리당(38.3%)이 한나라당(13.6%)을 크게 앞섰지만, 당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선 한나라당(36.6%)이 열린우리당(22.9%)을 따돌렸다. 이런 현상은 부산과 경북에서도 나타났다.
민주당의 경우, 광주 전남 전북의 ‘총선 정당 지지도’는 각각 6.1%, 17.9%, 3.5%였지만 당선 가능성은 17.1%, 27.2%, 12.5%로 높아졌다.
자민련도 충남에서의 ‘당선 가능성’이 27.8%로, 열린우리당(15.7%)을 크게 앞섰다.
▽투표 의지 높지만, 후보자는 잘 몰라=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20대에선 57.1%에 불과했지만 30대는 73.3%, 40대는 77.6%, 50대 이상은 78.9%였다.
그러나 이 같은 투표 의지와 달리 ‘거주 지역 출마 후보자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다’는 응답은 11.0%에 불과했고, ‘거의 들어본 적이 없다’는 응답이 절반에 가까운 46.0%에 달했다. ‘이름 정도는 알고 있다’는 응답은 35.5%.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