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정부의 첫 여성 대통령행정관으로 화제를 모았던 강선희(姜善姬·39·사진) 변호사가 SK그룹에 영입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SK그룹은 강 변호사가 올 1월 SK㈜ 법무팀 상무로 입사해 현재 CR(Corporate Relations)전략실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SK㈜가 최태원(崔泰源) 회장을 정점으로 SK그룹 계열사 관리를 강화하고 소버린자산운용과의 내년 표 대결에 대비하기 위해 19일 단행한 조직 개편에 따라 만들어진 CR전략실은 법무와 함께 홍보, 국내외 주주관리(IR), 이사회 사무국 기능 등을 맡고 있다.
SK㈜에는 황석진 팀장(상무) 등 국제변호사 3명을 비롯해 20여명으로 구성된 법무팀이 있지만 사법시험 출신은 이번에 영입된 강 변호사가 유일하다.
강 변호사는 현재 법무팀에 소속되지 않은 채 별도로 소버린과의 경영권 분쟁에 대해 조언하는 법률자문 역할을 맡고 있다. 또 그룹 계열사를 관리하는 투자회사관리실 업무에도 관여하고 있다.
재계는 이에 대해 SK가 지난해 SK사태 때 판사 및 검사들과의 인적 관계가 없어 어려움을 겪자 이를 보완하기 위해 판사 출신으로 대통령행정관까지 지낸 강 변호사를 영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출신인 강 변호사는 사법시험(30회) 합격 후 1991년부터 8년여 동안 서울민사지법과 대구지법 등에서 판사로 근무하다 1999년 변호사로 나섰다.
노 정부가 출범하면서 대통령비서실 법무비서관실 행정관으로 발탁된 그는 ‘사법개혁추진기구 설립을 위한 실무위원회’ 멤버로 활동하기도 했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