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완공되는 서울 노원문화예술회관 전경. 노원구는 자치구 최초의 문화예술 전문 공간으로 꾸미기 위해 공연 전문가를 영입했다. -사진제공 노원구
서울의 자치구들이 잇따라 자체 공연장을 만들고 있어 ‘공연장 전성시대’란 말까지 나오고 있다.
노원구가 6월 중계본동에 600석 규모의 노원문화예술회관을 개관하는 것을 비롯해 현재 25개 자치구에서 10여 곳의 공연장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공연장 대부분은 콘텐츠와 기획 인력 부족으로 문화행사보다는 결혼식이나 민방위훈련 등 다목적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어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첨단 공연장 등장=노원문화예술회관은 자치구 최초의 문화예술전용공간. 616석 규모의 중극장은 이동식 무대와 오케스트라 전용 무대, 최첨단 조명시설을 갖췄다.
대신 292석 규모의 소극장은 어린이 대상 연극이나 세미나, 결혼식 등 다목적 공간으로 운영할 예정.
노원구는 개관을 앞두고 무대, 조명, 음향 전문 인력 3명을 뽑았고 개관준비단도 꾸렸다. 6월 16일 개관 기념 공연으로 국립발레단의 ‘백조의 호수’를 비롯해 뮤지컬 클래식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개관준비단 관계자는 “구민에게 예술회관을 널리 알린다는 차원에서 1만∼2만원대의 저렴한 입장료를 책정했다”며 “우선 단기 공연 위주로 완성도 높은 작품을 올린 뒤 장기 공연을 기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도 강북 뉴타운 지역에 1000석 규모의 대극장, 300석 규모의 일반 공연장, 소극장 등 복합공연장을 건설할 방침이어서 자치구의 문화공간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문제는 콘텐츠=강북구와 마포구의 경우 뮤지컬 연극을 기획하고 주말에 영화나 라이브 공연을 여는 등 자체 공연이 활성화된 편.
그러나 나머지 구민회관의 경우 구 자체 행사가 주류를 이룬다. 반나절에 25만∼35만원 수준으로 대관을 하고 있지만 그나마 자체 일정이 없는 날에만 대관이 가능해 1, 2일짜리 영화나 연극으로 채워지고 있다. 이는 공연장 운영비에도 못 미치는 수준. 결국 구민회관의 적자를 자치구에서 메워 주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한 공연 관계자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자체 콘텐츠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공연장과 같은 하드웨어뿐 아니라 수준 높은 공연을 제공하기 위해선 기획 능력과 인력이 중요합니다. 기존의 공연장을 리모델링하고 자체 기획을 활성화해야 주민의 진정한 문화공간으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
서울 자치구 다목적 공연장 현황자치구공연장개관규모관악구관악문화관2002년중공연장 698석마포구마포문화체육센터2002년중공연장 750석노원구노원문화예술회관2004년 6월 16일(개관 예정)중공연장 616석소공연장 292석
동대문구동대문구민회관1997년중공연장 888석소공연장 120석서대문구서대문문화체육회관1993년중공연장 604석소공연장 200석송파구송파구민회관1994년중공연장 760석소공연장 200석은평구은평구문화예술회관1996년중공연장 650석강남구강남구민회관2003년중공연장 516석강북구강북구민회관2001년중공연장 700석서초구서초구민회관1989년중공연장 800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