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와 인권, 평화와 통일의 정신을 구현하는 세계적인 재단으로 위상을 높이겠습니다.”
5·18기념문화재단 박석무(朴錫武·62) 신임 이사장은 24일 “재단 창립 10주년을 맞아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할 시점에 중책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다”고 소감을 밝혔다.
손꼽히는 ‘다산학(茶山學)’ 전문가로 정계에 입문, 재선 의원을 지낸 박 이사장은 이번 총선에 고향인 전남 무안 출마를 준비해 오다 “다시 다산으로 돌아가겠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박 이사장은 “5·18이야말로 국경을 초월한 인류 보편적 가치를 되새긴 세계적 사건이었다”면서 “5·18정신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서는 연구기관 제휴와 기금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재단이 5·18 관련단체의 구심점이 돼 단체의 통합에 주력하고 내부적으로는 그동안 부상자 구속자 등 소위 ‘당사자’ 중심에서 시민 중심으로 체질을 바꾸겠다”며 “이사진에 일반시민을 포함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소속 문화중심도시조성위원회’ 위원이기도 한 그는 “때 마침 광주를 ‘문화수도’로 육성하자는 사업이 막 착수됐는데 광주에서 5·18을 빼고 문화를 이야기 할 수 없는 만큼 그 정신이 적극적으로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1980년 5월 당시 광주 대동고 영어교사로 근무 중 시민수습대책위원으로 활동하다 군사재판에서 5년형(내란중요임무종사죄)을 선고받고 2년을 복역하는 등 5·18과는 뗄 수 없는 인연을 맺어 왔다.
현재 전남대 명지대 강단에서 다산학을 강의하고 있는 박 이사장은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다산기행’ ‘다산산문선’ ‘역주 흠흠신서’ 등 20여 권의 관련 서적을 집필했다.
광주=김권기자 goqu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