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띠 술(戌)은 하루 가운데 어둠이 짙게 깔린 오후 7∼9시(술시·戌時)이고 계절로는 낙엽이 지고 몸체와 분리된 열매가 땅에 떨어져 썩어 가는 음력 9월(戌月)이며 방위는 서북쪽이다. 마음속에 성냄과 고집, 오만불손함과 투쟁성이 있는 반면 신뢰가 있고 중후하며 의협심이 강하기 때문에 의를 위해 희생을 불사하는 측면도 있다.
몸으로 볼 때는 본래 위장에 속하지만 심장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 대개 음력 9월에 태어난 사람이 용띠 진(辰)의 해를 만나면 심장수술을 한다든지 사고를 당할 수 있다. 개띠 해의 음력 3월(진월·辰月)에 태어나거나, 용띠 해의 음력 9월에 태어난 사람이 용띠나 개띠 해를 만나도 뜻하지 않은 사고를 당할 수 있다.
자신이 개띠인데 조부모 중 한 사람이 음력 9월생이라면 부모와 형제 중 한 사람이 천수를 누리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또 오후 7∼9시에 태어난 사람은 자식과 생이별할 수 있다. 이는 술(戌)에 만물을 가둬두려는 살기(殺氣)가 있기 때문이다.
체질로 보면 개띠는 습기가 전혀 없는 흙(土)으로 분류된다. 개띠인 사람이 음력 3, 7, 8, 10, 11, 12월 저녁이나 밤에 태어난 경우나, 용, 원숭이, 닭, 돼지, 쥐, 소띠이면서 음력 9월 저녁이나 밤에 태어났다면 몸이 매우 냉하고 저혈압 증세가 있다. 때로는 흔히 무병(巫病)이라 부르는 무속적 속성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개띠인 사람이 음력 1, 2, 4, 5, 6월의 오전이나 낮에 태어났다면 열이 많고 피부가 건조해 가려움증에 시달릴 수 있다. 또 호흡기 질환이나 위장병, 당뇨 등을 앓을 수도 있다.
사람이 죽으면 백(魄·사람의 생장과 오관을 주관하는 음의 기운)은 인체와 함께 흙으로 돌아가고 혼(魂·사람의 정신 작용을 주관하는 양의 기운)은 하늘로 올라간다고 한다. 혼백이 함께 있으면 살아있지만 혼백이 흩어지면 죽는 것이다.
하늘은 혼을 주관하고 땅은 백을 주관하는데 혼은 하늘의 영역에 머물다가 땅의 백과 만나서 다시 태어난다고 전한다. 살아서 덕을 많이 베푼 혼이면 땅의 귀한 백과 코드가 맞고, 죄를 많이 지은 혼이라면 땅의 천박한 백과 코드가 맞아서 다시 태어날 때 부귀빈천이 엇갈리게 된다는 것이다.
개띠 술(戌)은 죽음과 관련이 있는 기질로서 온갖 잡스러운 정령이 모여 있는 집에 비유된다. 따라서 개는 동물 가운데 유일하게 귀신을 볼 수 있고 그것으로부터 주인을 지키는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 삽살개의 이름 중 ‘삽’은 ‘액을 막고 악귀를 퇴치하는 기능을 갖는 도구’를 이르는 말로, 삽살개는 귀신이나 액운(살·煞)을 쫓아낸다는 뜻을 담고 있다.
십이지신상에서도 개의 머리를 한 관세음보살이 한 손에 도끼를 들고 다른 한 손에는 칼을 잡고 있는 모습은 귀신의 발호를 위협해 응징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경대 국제의명연구원 원장 www.imfa21.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