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야반가성’에서 연인 사이로 나오는 장궈룽과 오천련. 사진제공 시네마 TV
장궈룽(張國榮)의 죽음은 거짓말 같았다. 인기 정상의 배우이자 가수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사실도 납득하기 어려웠지만 홍콩의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 24층에서 뛰어내린 날이 하필 4월1일 만우절이었다.
영화 전문 케이블 채널인 시네마 TV는 장궈룽 추모 1주기를 맞아 다음달 1일 오후 5시부터 ‘성월동화(星月童話)’ 등 그가 주연한 영화 4편을 잇달아 상영한다. 나머지 영화는 ‘대삼원(大三元·오후 7시)’ ‘스피드4초(원제 倉王·오후 9시)’ ‘야반가성(夜半歌聲·오후 11시)이다.
‘야반가성’(1994)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번안한 영화. 당대 최고의 오페라 가수 단평(장궈룽)과 유옌(오천련)은 애인 사이. 그러나 둘 사이를 갈라놓으려는 유옌의 부모는 단평이 일하는 오페라하우스에 불을 지르고 단평이 죽었다는 소문에 유옌은 미쳐버린다.
10년의 세월이 흐른 어느날 떠돌이 극단이 오페라하우스에 도착하고 이들 앞에 화상을 입은 얼굴을 검은 망토로 가린 사내가 나타난다. 야반가성은 ‘한밤의 세레나데’라는 뜻으로 극중 단평이 유옌을 위해 작곡한 노래다. 영화에서는 장궈룽이 작곡해 불렀다.
‘성월동화’(1999)는 사랑하는 연인과 사별한 상처를 가진 남녀의 만남을 그린 멜로다. 히토미(토키와 다카코)는 교통 사고로 죽은 애인 다츠야가 일하던 홍콩의 호텔을 찾는다. 그곳 히토미는 다츠야와 닮은 가보(장궈룽)를 만나 하루만 다츠야가 돼달라고 한다. 홍콩 비밀 경찰인 가보도 6년전 애인이 자살해 상처받은 경험이 있다. 영화 후반부에는 양쯔충(楊紫瓊)이 가보의 죽은 애인의 언니로 잠깐 출연한다.
액션과 심리 드라마를 배합한 ‘스피드 4초’(2000)에서 장궈룽은 뛰어난 사격 솜씨를 지닌 살인마로 피도 눈물도 없는 악역을 열연한다. 서극 감독의 ‘대삼원(1996)’에서는 이상주의자인 젊은 신부로 나온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