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옥기자
프리랜서 MC로 활동하는 이금희(37·사진)는 장수 프로그램의 단골 진행자다. 방송가에선 그가 맡은 프로그램은 장수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가 진행하는 KBS 1 ‘아침마당’은 5월초 4000회를, KBS 2FM 라디오 ‘이금희의 가요산책’도 4월에 2000회를 맞는다. 26일 3000회를 맞는 KBS 1 ‘6시 내고향’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가 한때 진행했던 KBS1 ‘사랑의 리퀘스트’는 2월 300회를 방송했고, KBS 2 ‘TV는 사랑을 싣고’는 4월에 500회를 맞는다.
‘가요산책’을 빼면 이금희가 방송 프로그램을 전회(全回)를 모두 진행한 것은 아니지만 공교롭게도 이금희가 진행하거나 했던 프로그램은 장수하는 셈이다. 이금희는 1998년부터 ‘아침마당’과 ‘가요산책’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89년 KBS 아나운서로 방송 활동을 시작했으며 2000년에 프리랜서로 나섰다.
이금희는 “프로그램은 제작진이 만들고 진행자는 포장해서 전달하는 역할일 뿐”이라며“ 장수 프로그램을 계속 맡은 것은 운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금희가 맡는 프로그램이 장수하는 이유는 운 덕분만은 아니다. 그는 특히 매일 시청자 앞에 나서는 일일 프로그램을 주로 진행해왔다. 편안하면서도 조리있는 말솜씨가 시청자들의 호감을 샀다는 평이다.
이금희는 “진행할 때 프로그램 앞으로 나서기보다 ‘튀지 않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한다. 그는 1996년 ‘나는 튀고 싶지 않다’는 책을 내기도 했다. 1991년 ‘6시 내고향’의 시작과 함께 진행을 맡았을 때는 “이 프로그램 MC의 적임자는 촌스럽게 생긴 이금희 밖에 없다”는 말도 들었다.
그는 액세서리도 하지 않고 머리를 염색해 본 적도 없다. 코디에게 핀잔을 들을 정도로 튀지 않는 차림새를 선호한다. 그는 “보는 사람이 불편하지 않아야 한다는 게 지론”이라고 말했다.
그는 “좋은 진행자는 프로그램에 묻어 있다”고 말했다. 그가 내레이터를 맡고 있는 KBS 2 ‘인간극장’ ‘TV동화 행복한 세상’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야 시청자들이 이금희의 목소리가 나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누가 이 프로그램을 보거나 들을까 하는 단순한 의문을 갖고 프로그램에 임해요. 그 사람들의 입장을 생각하면서 방송을 해서 그런가봅니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