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 신입사원 교육 비용과 시간은 적지 않은 부담이다. 아르바이트 사원을 채용하면 기업은 업무교육을 따로 시킬 필요가 없고 적성 파악도 가능해져 회사에 꼭 맞는 인재를 채용할 수 있다. 백광훈씨(왼쪽)와 이연실씨는 고누소프트의 아르바이트사원으로 일하다가 정식직원으로 채용됐다. 사진제공 고누소프트
《‘아르바이트가 단순히 용돈을 벌기 위한 노력에 그쳐서는 안 된다. 개인의 적성에 맞는 일을 찾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요즘처럼 일자리 구하기가 어려울 때는 틈새를 노려야 한다. 남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일자리를 구하면 취업 확률이 높지 않다. 최근 아르바이트가 새로운 취업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반적으로 아르바이트는 편의점 주유소 과외 등을 생각하지만 그것보다는 일의 성격을 파악하고 업무를 배울 수 있는 곳을 택하는 것이 좋다.
아르바이트 경험은 자신이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직접 확인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단순히 사회경험을 하거나 용돈을 버는 차원이 아니라 ‘10년 후 어떤 자리에, 어떤 모습으로 서 있어야 할 것인가’를 묻고 답을 얻는 과정으로 생각해야 한다.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취업한다=올해 초 온라인 게임업체인 고누소프트(한글과컴퓨터의 자회사)의 정식 직원이 된 백광훈(30), 이연실씨(27)는 아르바이트가 취업으로 연결된 경우.
한성대 컴퓨터시스템학부 4학년생인 백씨는 20대 때 PC방 관리와 컴퓨터 판매 등 여러 가지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는 장래직업과 관련된 아르바이트를 찾다 지난해 7월 고누소프트에 아르바이트를 신청했다. 그 후 3개월간 계약직 사원으로 일하다 올 1월 정식 직원으로 채용됐다.
그는 “아르바이트를 통해 회사가 만드는 게임의 내용을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며 “현재 맡은 업무도 아르바이트 일과 비슷해 적응하는 데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졸업 후 2년 동안 영어 및 컴퓨터그래픽 디자인학원을 다니며 취업을 준비했다.
이씨는 “취업난이 심각해지고 여성 일자리가 많이 부족한 상황에서 정식 직원만 고집하거나 무작정 직장을 구하는 실수를 하지 않았다”며 “원하는 분야의 취업과 관련된 일이라면 아르바이트 자리도 마다하지 않았던 것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고누소프트 황재호 마케팅팀 과장은 “규모가 작은 회사는 신입사원에게 업무교육을 시킬 시간과 돈이 많지 않아 회사 업무를 잘 아는 사람을 뽑는 것이 유리하다”고 밝혔다.
▽아르바이트 선택도 전략이 필요=모바일 콘텐츠 서비스업체인 코코젠에 입사한 이현모씨(27)는 전략적으로 아르바이트를 할 회사를 택했다.
정보기술(IT) 관련 분야의 직업을 원한 그는 아르바이트 역시 보수가 적더라도 IT 분야와 관련된 것을 골랐다.
이씨는 서울 중구청에서 주민등록 전산화작업에 참여했고 구민 컴퓨터교실 강사를 했다. 또 모바일솔루션 개발업체인 네오엠텔에서 휴대전화 콘텐츠 특허관리 업무를 맡았다. 이런 아르바이트 경험으로 모바일 분야의 시장흐름을 알 수 있었고 취업에도 결정적인 장점으로 작용했다.
그는 “과외를 하거나 보수가 많은 곳에서 일하는 친구들이 많지만 별로 영향을 받지 않았다”며 “확실한 목표를 세우고 관련 분야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야만 실력을 쌓고 감각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모바일 서비스 분야의 최고 실력자가 되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아르바이트는 적성을 확인하는 기회=백광훈씨는 고누소프트에 입사하기 전 국내 홍보대행사에서 아르바이트로 1년, 계약직 사원으로 1년간 근무했다. 일하는 과정에서 홍보 업무가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아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던 게임분야에서 일하기로 했다.
이처럼 아르바이트는 자신이 꿈꾸는 직장 또는 직업, 적성과 맞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직업의 실제 모습을 정확히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취업난이 심각할 때는 회사를 옮기는 것도 쉽지 않고 특히 다른 분야 업무로 전환하는 것은 더욱 어렵기 때문에 처음부터 적성에 맞는 직장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급여만을 직장 선택 기준으로 삼아 업무가 적성에 맞지 않을 경우 회사와 다른 직원이 피해를 보게 된다.
미디어윌 정재윤 이사는 “비정규직 또는 계약직, 아르바이트 등을 통해 실무경험을 쌓으면 정식 직원이 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