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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하면서도 황당한 해명… 두손든 특검

입력 | 2004-03-26 18:34:00


대통령 측근비리 특별검사팀이 최도술(崔導術·구속)씨가 자신의 형제 등에게 수천만원의 불법자금을 전달한 단서를 포착해 수사를 벌였으나 소환자들이 ‘기발하면서도 황당한’ 해명으로 수사망을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특검팀 관계자 등에 따르면 특검팀은 최근 최씨 동생이 작년 5월 2000만원을 은행 계좌에 입금한 사실을 확인하고 동생을 소환, 조사했다. 최씨 동생의 소득수준 등을 고려했을 때 2000만원은 정상적으로 마련할 수 없는 큰돈이라는 것이 특검팀의 판단.

그러나 동생은 특검에서 “15년 동안 유흥업소에서 일하면서 손님들이 준 팁을 상자에 넣어 보관해오다 입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는 것.

특검팀이 다시 “그 돈을 왜 진작 은행 계좌에 넣지 않고 가지고 있었느냐”고 추궁하자 동생은 “금융사고가 생길지 몰라서 가지고 있었다”고 맞섰다. 기가 막힌 특검팀이 “돈을 십년 이상 상자에 넣어뒀는데 썩지 않았느냐”고 묻자 동생은 “그래서 참숯을 넣어 보관했다”고 받아쳤다는 것.

특검팀 관계자는 도저히 납득하기 힘든 주장이지만 그렇다고 혐의를 입증할 물증도 없어 어쩔 수 없이 무혐의 처분했다고 밝혔다.

한편 특검팀은 31일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