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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펴고 삽시다]척추수술에 2차수술은 없다

입력 | 2004-03-28 17:15:00


척추 질환은 수술이 필요한 경우 대부분 한 번의 수술로 치료되나 질병의 경중 및 의사의 수술 경향에 따라 1, 2차로 나누어 수술하는 수가 있다.

두 번의 수술은 같은 날 시행할 수도 있고, 며칠 간격으로 시술할 수도 있다.

척추 질환을 치료하는 의사는 △환자의 전신 상태가 좋지 않거나 △장시간 마취와 수술이 필요한 경우 △다량의 출혈이 예상 되는 경우 △수술 접근 방법이 서로 다른 경우 수술의 위험성을 낮추기 위해 두 번으로 나누어 수술한다.

반면 재수술은 처음부터 계획을 세우고 하는 2차 수술의 개념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재수술은 처음부터 의도했거나 계획된 수술이 아니며 대부분 수술 결과가 좋지않거나 합병증이 발생하였을 때 시행된다.

디스크 수술을 앞둔 환자의 가장 큰 걱정은 재발이다. 모든 척추질환자가 한 번의 수술로 완치되고 싶어 하지만 그렇게 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디스크 탈출증이 처음 발생했을 때 가장 치료 결과가 좋은 ‘현미경 미세 디스크 절제술’의 성공 가능성은 95% 이상이다. 그러나 디스크 수술을 받고 재발한 경우 재수술의 성공 가능성은 좀더 낮아지고 세 번째 수술인 경우 성공 가능성은 50% 미만으로 더욱 낮아진다.

수술이 거듭될수록 성공 가능성이 점차 낮아지는 이유는 디스크를 일단 수술하면 신경과 주위 조직이 들러붙기 때문이다.

일부 의사는 재수술을 2차 수술로 변명하는 경우가 있지만 재발됐거나 증상 호전이 없어 다시 수술하는 경우는 첫 번째 수술이 실패한 것일 따름이다.

다른 질병과는 달리 척추 질환에는 ‘척추수술실패증후군(FBSS· Failed Back Surgery Syndrome)’이라는 병명이 있다. 수술 후 증상이 개선되지 않았거나 오히려 없었던 증상들이 나타난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척추 수술이 실패하는 흔한 원인은 △수술할 필요가 없는 사람이 수술 받는 경우 △진단이 잘못돼 통증의 원인 부위가 아닌 곳을 수술 하는 경우 △수술 과정에 신경 등에 손상을 입은 경우이다.

단 몇 분 만에 끝나는 간단하고 쉬운 시술이라고 소개되는 치료법은 대부분 검증이 안 된 방법이며 만약 실패하면 이를 치유하기 어려우며 더 큰 재수술로 발전할 수 있다. 그러므로 첫 번째 수술은 매우 중요하며 신중히 수술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어환(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